지난해 금융부채가 증가했지만, 개인의 금융자산이 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늘어나며 자산과 부채의 비율이 2005년 수준으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09년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개인부문에서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이 2008년(881조4000억원) 보다 259조4000억원 증가한 114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 부문은 가계, 소규모 개인기업, 민간비영리단체가 포함된다.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은 2008년 보다 18.5% 증가한 199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의 금융자산은 2005년 1400조6000억원, 2006년 1522조원, 2007년 1714조7000억원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683조7000억원으로 크게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한 셈이다.
다만, 개인부문의 금융부채도 소폭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6.5% 늘어난 85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는 2005년 601조9000억원, 2006년 671조1000억원, 2007년 744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나눈 비율도 2008년 말의 2.1배에서 2.33배로 상승했다. 이 비율은 2005년 2.33으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2006년 2.27, 2007년 2.30, 2008년 2.10을 기록했다.
한은 측은 "개인부문의 부채 증가는 경제성장 및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 제고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은 "개인부문의 부채수준에 대한 평가는 금융자산 수준은 물론 자산건전성 및 부채를 상환하는 능력까지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중 예금의 비중은 45.9%에서 43.4%로 소폭 줄어든 반면, 주식의 비중은 14.9%에서 19.4%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부채는 증가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부채는 1233조원을 기록, 2008년 말의 1157조1000억원 보다 75조8000억원(6.6%)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부채는 2005년 719조3000억원(전년대비 3.9% 증가), 2006년 822조3000억원(14.3%), 2007년 946조3000억원(15.1%), 2008년 1157조1000억원(22.3%)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자산은 109조7000억원 늘어난 932조3000억원을 기록, 부채 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금융법인기업의 순부채는 전년말보다 33조9000억원 감소해 300조7000억원을 나타냈다.
금융법인이 비금융부문(비금융법인기업, 개인 및 일반정부)에 공급한 자금은 166조3000억원으로 2008년 235조2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형태별로 보자면 회사채, 국공채 등 유가증권의 매입은 늘었지만 대출금은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