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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중장기외화유동성 개선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유동성이 대폭 개선됐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09년말 현재 국내은행의 중장기재원조달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5개 국내은행의 중장기재원조달비율은 139.6%로 2008년 대비 34.0%포인트 상승했다.

중장기재원조달비율은 1년 이상 외화조달잔액을 1년 이상 외화대출잔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즉 이 비율이 높으면 만기가 긴 외화 차입금액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유동성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금감원 관계자는 "빌려준 자금에 비해 만기가 짧은 차입금이 많으면 돈이 모자라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갚아야할 돈이 더 많다면 그만큼 자금이 안정화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중장기 외화대출이 132억4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중장기차입은 91억7000만달러 증가해 유동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이상 장기재원의 경우에도 대출은 65억9천만달러 감소했고, 3년이상 장기차입은 은행의 중장기차입 확대노력 등으로 23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국내은행의 중장기재원조달비율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지난 2008년말 105.6%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외화차입여건이 좋아지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은행의 중장기 외화를 차입할 때 지불하는 가산금리(1년물)도 지난해 1분기  4.08%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4분기 1.17%포인트, 올해 1월 0.67%포인트로 하락하며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입금은 국제금융시장이나 해외 은행에서 빌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중장기물에 대한 가산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상황에 대한 신용이 좋아졌다는 의미로 풀이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 등 외화차입 여건 개선에도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 은행들이 중장기조달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외화대출을 자제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은행 자체적으로 비상시 조달계획(Contingency Plan)을 점검하고 보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