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기업 부채가 전년보다 36조 넘게 늘어나면서 200조 원을 넘어서고 부채비율도 150%대로 크게 올라섰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공기업의 총부채는 213조2042억 원으로 전년보다 20.4% 증가했으며 부채비율도 153.6%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부채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공기업은 부동산 관련 기업들로 27.8% 늘었고, 교통수송(13.8%), 에너지(1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기업 부채와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사회기반시설인 에너지와 운송 부문의 불가피한 시설투자와 사업확장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설투자 및 원자재료 구입 등 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금이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은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채가 치솟았다.
부동산 공기업 가운데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병한 토지주택공사의 부채가 109조2428억 원으로 특히 심각했다. 부채비율도 524.5%나 달해 부동산 관련 공기업 평균치인 465.5%보다 높았다.
이는 위례와 통탄2 등 신도시 사업을 확장하고 보금자리와 같은 임대주택건설 등으로 자산과 부채가 함께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감정원의 경우 부채비율이 868.8%로 높게 나타나기는 했으나 총 자산이 4001억 원, 총 부채 413억 원으로 적게 나타나 전체적인 규모는 작았다. 이는 토지법상 보상수탁사업관련 예수금 3078억 원이 포함된 수치로 이를 제외할 경우 123.4%다.
에너지의 관련 공기업들은 시설투자에 따른 자금조달 등으로 자산과 부채가 함께 증가한 경우가 많았다.
이 중 한국전력이 28조8976억 원으로 부채액이 가장 많았으며 부채비율도 전년보다 4%포인트 늘어난 70.3%로 나타났다.
이는 전력공급 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발행하면서 전체 부채액이 전년보다 3조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008년 31조9412억 원이었던 전력공금 설비 가격이 지난해 33조3465억 원으로 증가했다.
가스공사의 부채도 17조7723억 원을 기록했으며 특히 자산과 비교한 수치인 부채비율은 344.3%로 에너지 관련 공기업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전년과 비교해서는 93.7%포인트나 낮아져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토지재평가 등으로 자산이 1조 원 늘고 매입채무는 1000억 원 감소한 것이 영향을 받았다.
이밖에도 석유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부채가 각각 8조6926억 원, 2조3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석유공사는 자산이 늘었으나 투자자금 조달로 인해 부채가 늘었고 지역난방공사도 파주, 판교, 광교 등 열병합발전 시설투자로 인해 부채가 증가했다.
아울러 국제광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해외투자를 확대, 광물자원공사(9006억 원)의 부채도 늘었으며 석탄공사는 적자가 누적돼 완전 자본잠식 상태며 차입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차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등 심각한 수준이었다.
교통수송 관련 공기업은 도로, 철도, 항만 등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수도건설, 수자원개발 등 사업확장으로 부채가 전년보다 4조8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도로공사가 21조8418억 원으로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채비율도 93.7%나 됐다.
이는 고속도로 건설 및 유료도로관리권이 늘면서 부채와 자산이 모두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철도공사가 8조7548억 원의 부채와 88.8%의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철도공사의 경우 공항철도 인수 등을 위한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전년보다 2조 원 가량 늘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과 수자원공사의 부채액이 3조6917억 원, 2조99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천국제공항은 신항건설 등 투자 확대로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가 증가했고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 수자원 개발 등으로 인한 자금조달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