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23개 공기업의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어서며, 부채비율이 15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매출과 순이익은 늘었지만 이는 한국전력의 적자폭 축소에 따른 것으로 한전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체 매출과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에너지공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부동산공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3개 공기업의 2009 경영실적에 따르면 총 자산은 352조원, 총부채는 21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조2000억원(13.6%), 36조1000억원(20.4%) 늘었다. 증가속도에서 부채가 자산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153.6%로 전년의 133.5%보다 20.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전력, 도로, 철도, 주택 등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항만·해외자원투자 등 사업 확장 때문에 부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부문의 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대주택 건설, 경제자유구역, 평택미군기지 이전 등 국책 사업 본격화로 자산은 24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부채도 24조3000조원 증가해 부채비율은 465.5% 수준에 달했다.
토지공사의 부채비율은 524.5%이었고, 대한주택보증의 부채비율은 전년 36.5%에서 69.4%로 급증했다.
다만, 공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은 9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0.2%) 증가했고, 순이익은 2조3000억원으로 2조원(706.7%)로 급증했다.
순이익의 증가 주요인으로 재정부는 "지난해 국제 에너지가격 안정과 환율 안정 등으로 한전, 석유공사 등 에너지 부문의 실적이 3조2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매출의 35.3%를 차지하는 한국전력이 유가와 환율의 안정 및 자회사 이익 증가 등으로 실적이 2조9000억원 증가했다.
석유공사는 국내외 생산광구 판매량 증가 등으로 매출액이 1조8000억원 증가했지만, 유가 하락으로 전기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다만, 외환손익 등의 증가로 순이익이 2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