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천안함 희생장병 46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은 유가족 1400여명과 이명박 대통령, 정부부처 주요 인사, 국방부·합참 지휘부, 역대 참모총장, 국무위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보훈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유가족 92명 헌화 및 분향
나재봉 유가족 대표를 비롯, 영현 1인당 2명씩 유가족 92명이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한 아버지는 아들의 영정 앞에서 연신 눈물을 훔쳤고, 또 다른 아버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실신하기도 했다.
다른 희생장병 부인은 손으로 입을 막은채 오열했고, 한 희생장병의 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쏟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가족들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 46용사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 듯 한동안 영정 앞을 떠나지 못했다.
◆ 의연했던 희생장병 자녀들
영결식에 참석한 천안함 희생장병 자녀들은 어린 나이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故) 이창기 준위의 아들 이산(13)군은 상주답게 눈물을 참아내며 영결식을 지켜봤다.
다른 고인의 자녀들도 추운 날씨에 대한 불평의 기색 없이 어머니 곁에 앉아 국기에 대한 경례를 비롯한 식 절차를 차분하게 따라했다.
◆ 애통한 동료 해군들
영결식장 왼쪽 옆에 도열한 동료 해군 중 일부는 중간 중간 소매 끝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또한 일부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영정 사진을 안고 앉아있던 생존장병들도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을 붉혔다.
해군 군악대 중창단 20명은 헌화와 분향에 맞춰 반주로 '님이시여'와 '떠나가는 배'를 불러 슬픔을 더했다.
◆ 희생장병 기리는 눈물의 조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인근에는 '바다보다 푸르렀던 그 이름들을 가슴에 묻습니다', '고 천안함 46용사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등 희생장병들을 기리는 현수막 수십개가 걸렸다.
또한 희생장병들이 생활했던 사령부 인근의 해군아파트 주민들은 조기를 달아 넋을 기렸다.
원정초등학교 학생들은 도화지와 손수건에 희생장병을 애도하는 그림을 그려 학교 앞 나무와 도로에 내걸고, 오전 10시를 기해 애도의 묵념을 올렸다.
◆ 애도의 기적소리
이날 영결식에 맞춰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내 정박 중인 고속정 등 함정 10여척이 일제히 기적을 울렸다.
작전사령부는 애도기간 내내 조기를 게양하고, 희생 장병들의 넋을 기려왔다. 이날 장병들은 일제히 모여 묵념을 올리고 영결식 생중계 방송을 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