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개발·생산한 초슬림 LCD TV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비지오' 브랜드를 달고 미국 시장에 판매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해외 자회사인 라켄 테크놀로지를 통해 초슬림 LCD TV를 개발해 최근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켄 테크놀로지가 생산하는 초슬림 LCD TV는 미국 유명 TV 브랜드인 비지오에 제조자설계생산(ODM)방식으로 공급돼 이르면 이달 말부터 미국 전역에 판매될 예정이다.
비지오는 생산 유통을 외부 업체에 맡겨 비용을 줄이는 글로벌 네트워크형 비즈니스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중저가 TV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 LCD TV 시장에서 수량기준 점유율 18.7%로 삼성전자(17.7%)를 앞질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라켄 테크놀로지는 지난해부터 비지오의 일부 LCD TV를 주문자생산부착(OEM) 방식으로 위탁생산해왔지만, 직접 개발한 제품을 ODM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라켄 테크놀로지는 지난 2008년 10월 대만 TV 제조사인 암트란 테크놀로지와 합작 설립한 LCD TV 위탁 생산업체로, LG디스플레이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제품은 20인치대 보급형 TV모델로, LG디스플레이의 LCD 기술과 암트란의 TV 세트 기술을 결합해 내부 부품을 최소화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인 제품이다.
비지오측은 아직 가격을 정하진 않았지만, 타사 브랜드의 슬림형 TV와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나올 것으로 업계에 관측되고 있다.
LCD 패널 전문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LCD TV ODM 납품을 시작으로 '모듈+세트'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라켄 외에 올초 설립된 중국 TPV와의 합작사 'L&T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를 통해 내달부터 LCD모니터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곳서 생산된 모니터는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거래선에 공급될 예정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4월 기업설명회에서, 앞으로 ODM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3년전부터 LCD 모듈을 제작하는 회사로 남는 게 괜찮은 선택이냐는 고민을 했다"며 "다양한 고민 끝에 완제품을 공급하는 ODM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6월부터는 ODM 방식으로 모니터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TV 등의 타 분야로도 ODM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 또는 제조업자 설계생산(이라고도 한다. 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유통업체에 공급하고, 유통업체는 자사에 맞는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유통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인 오이엠(OEM)과 구별된다.
즉, 판매업자(주문자)가 건네준 설계도에 따라 단순히 생산만 하는 오이엠 방식과는 달리, 판매업자가 요구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서 납품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체 개발해서 생산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판매할 경우 개발 로열티를 받을 수 있고, 부품을 구매할 때도 제조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원가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는 등 고부가가치형 생산체제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