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에 참석해 “반도체 부분 2분기 실적이 1분기 보다 더 좋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연간 최대 실적 달성 시기는 3분기”라며 “올해도 3분기 실적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부유럽 경제위기 악화로 인해 세계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권 사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의 최근 분위기를 대변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4조 4100억원의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 중 반도체부문은 역시 1조 9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최고 실적을 냈다.
권 사장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올해 반도체 투자 규모는 평소의 두배 수준으로 지금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번 투자는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절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한바 있다.
권 사장의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권 사장은 이날 향후 반도체 경기 상황에 대해서 “3분기가 되면 정확히 알 수 있겠으나 지금 상황에선 연내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여파에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으나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권오현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사, 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 스탠포드 전기공학 박사를 마치고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1988년 4메가 D램, 1992년 64메가 D램 세계 최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 11년간 LSI 사업부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경험을 두루 거쳐 2008년 5월 반도체 총괄 사장을 맡았다.
권 사장은 용장보다는 덕장이나 지장에 가까우며 끈기와 짐념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지만 한번 결정한 것은 누구보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돋보인다. 또 합리적, 논리적 사고로 부하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길 좋아해 임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세계경제 위기감에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며 절대 경쟁력 확보를 선언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의 또 한번의 놀라운 실적을 거둘지 관심이 주목되는 만큼 권 사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도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