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나가던 한국축구대표팀이 '가상의 그리스전'인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패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경기서 0-1로 패했다.
허 감독은 벨라루스전에 박주영(25·AS모나코)와 이근호(25·주빌로 이와타)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21·셀틱), 신형민(24·포항),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은 미드필드진을 형성했고 포백 수비라인에는 김동진(28·울산)-조용형(27·제주)-곽태휘(29·교토 상가)-차두리(30·프라이부르크)가 출격했다.
그동안 후배 정성룡(25·성남)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던 이운재(37·수원)는 모처럼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었다.
수중전으로 속에서 벨라루스와 경기를 치른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박주영과 이근호로부터 시작된 압박에 벨라루스 선수들은 적잖게 당황했다. 이에 못지않게 벨라루스도 강한 몸싸움과 과감한 태클로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마크했다.
전반 7분 박주영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프리킥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14분 박지성이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던 박주영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지만 수비수 발에 걸렸다.
벨라루스의 반격도 매서웠다. 조금씩 볼 점유율을 높혀 나간 벨라루스는 전반 29분 세르게이 키슬레악이 30여m 프리킥 강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 벨라루스는 촘촘한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한국의 공격을 연달아 차단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시도한 박주영의 프리킥이 첫 번째 유효슈팅일 정도로 벨라루스의 압박에 애를 먹었다. 잠잠하던 이근호는 전반 37분 오른쪽 측면 올라온 기성용의 크로스를 머리로 헤딩슛을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후반 들어 허 감독은 안정환(34·다롄), 김재성(27·포항), 김남일(33·톰 톰스크), 염기훈(27·수원)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벨라루스에게 오히려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내내 한국 골문을 위협했던 세르게이 키슬리악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왼발로 차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위험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된 것.
이후 한국은 상대 침투 패스에 쉽게 무너지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후반 30분 박주영을 빼고 이승렬(21·서울)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33분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이승렬(21·서울)의 절묘한 힐패스를 건네 받은 김남일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 앞에 대기했던 안정환이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볼이 크게 바운드 되면서 골대 위로 벗어났다.
이후에도 한국은 이승렬과 김재성을 중심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수비수 곽태휘는 전반 30분 무릎 부상으로 도중에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곽태휘의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엔트리 선정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