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분기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잠정실적이 IFRS(국제회계기준)으로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최대치였던 지난 1분기의 매출 34조6400억원과 영업이익 4조41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로 증권 전망치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호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와 LCD 사업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종 디지털기기의 출현에 따른 D램 공급량 증가와 낸드플래시 가격 강세가 반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으며 남아공 월드컵 특수 등으로 TV 판매가 증가하면서 LCD 부문 역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2조5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도 1조9600억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 4조4100억원의 절반가량을 담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체 실적 호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LCD 부문도 3D TV 등 고마진 제품이 실적 개선세를 이끌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8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분기 4900억원 영업이익보다 상승했지만 LCD 주요 제품의 가격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개선폭이 크진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LED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호조로 LCD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에는 5200억원을 기록했던 디지털미디어부문 영업이익은 7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TV와 모니터 등이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최근 대형화 및 슬림화 등을 앞세워 발전해온 TV시장이 'LED'와 '3D'등 프리미엄급 TV를 선보이며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세계에서 3D TV 60만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휴대폰 중심의 무선사업부는 1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시장 확대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2분기 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잠정 실적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3분기 반도체 산업 둔화 우려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3분기 전망은 밝다. 오히려 3분기에는 2분기에 경신한 최대치를 다시 한 번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가 좋았기 때문에 3분기에도 좋을 것이라는 예상은 할 수 없지만, 3분기가 IT성수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2분기 실적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4분기에 큰 기대를 할 수 없어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20조가 되려면 분기별로 계속 5조원을 달성해야 하는데, 4분기에는 IT산업이 둔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한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18~19조원 정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