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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실적 악화로 매각 추진 중…英 3i 유력

맥도날드에 이어 세계 2위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이 매물로 나왔다. 실적 둔화와 시장 점유율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버거킹 인수를 위해 영국의 사모펀드 3i 그룹이 몇 주 전부터 버거킹홀딩스와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3i그룹 외에 다른 사모펀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3i그룹은 96억파운드(약 17조5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털 회사로 유럽과 아시아, 북미 등 12개국에 지사를 운영 중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2002년 미국의 사모펀드 등에 팔린 버거킹은 새 주인으로 또 사모펀드를 맞이하게 된다.

지난 2006년 기업 공개 이후 TPG와 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 등 여러 사모펀드가 버거킹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전 세계 75개 국가에서 1만 2천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버거킹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3억달러 수준이다. 버거킹의 회계연도 기준 4분기(4~6월) 순익은 4900만달러(5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매출도 1% 줄어든 6억2300만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햄버거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전엔 맥도날드와의 매출 차이가 5배에 그쳤지만 2년 만에 10배로 벌어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버거킹의 최대 고객은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10~30대 남성"이라며 "커피와 브런치 세트 등 다양한 메뉴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는 맥도날드와 달리 햄버거 품목에만 주력하는 버거킹의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다"라고 분석했다.

햄버거의 주원료인 쇠고기와 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버거킹에는 큰 부담이다. 올초 미 동부지역의 한파로 쇠고기 가격이 크게 오른 데 이어 최근 밀 가격까지 치솟아 난항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