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초청작 연극 <탱고>선보인다~

국립극장(임연철 극장장)은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초청작인 슬로바키아 챔버극장의 <탱고>를 오는 21일~2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올린다. <탱고>는 국내에서 <초보자들>, <스트립티즈> 등으로 유명한 폴란드의 국민작가 슬라보미르 므로제크(Slawomir Mrozek)의 작품으로 사회문제를 다룬 일종의 심리드라마이다. 당시 자유주의 물결 속에서의 세대 간 갈등을 그린 부조리극으로 사회 풍자적이고 비판적인 언어와 부조리한 장치를 통해 표현해내는 그림은 가히 기막히고 재미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1969년에 챔버극장에서 초연되었던 <탱고>는 그 당시 어두운 전체주의에 대한 미래를 상징하는 대담한 춤이었지만, 이번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탱고>는 2005년 도스키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연출가 라스티슬라브 발렉(Rastislav Ballek)에 의해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부조리한 상황과 모순된 관계, 이상주의자 ‘아더’의 투쟁이 시작

한 가족이 있다. 젊은 아들 아더. 원칙과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의 중심이다. 그의 사촌이자 약혼녀인 알라. 도덕적 억압을 거부하는 열정의 여인이다. 아버지 스토밀은 항상 자유와 저항을 외치는 노쇠한 진보주의자다. '콧수염이 있는' 하인 에디도 있다. 에디는 무슨 주의나 이념보다는 본능적이고 무식하며 힘을 신봉한다. 아더는 원칙과 규범에 따른 알라와의 결혼식을 통해 집안의 기강을 세우려고 하지만 그 뜻은 가족은 물론 알라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스스로 파멸해 난동을 일으키다 에디에게 살해당한다. 가족들은 잠시나마 아더를 추모하지만 곧 에디의 힘에 굴종하며 혼돈과 무질서에 빠져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디는 승자의 미소를 띠며 자신에게 복종하는 이들과 함께 '라 쿰파르시타'에 맞춰 탱고춤을 춘다.

므로제크의 <탱고> Vs. 챔버시어터의 <탱고>

스와보미르 므로제크는 폴란드의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현대 폴란드 전위파의 대표적 인물이다. 1964년 발표작 <탱고>를 통해 국민작가라는 칭호와 함께 세계적 명성을 얻은 므로제크는 ‘므로제크극(劇)’이라는 독자적인 연극세계를 구축하며 그의 능력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특히, 크로테스크한 상황전개와 날카로운 풍자적 묘사는 현 사회정치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과의 관계성에 대한 깊은 인식과 통찰에 의한 것이었다. 부조리 연극 중 하나인 <탱고>에서도 역시 당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예술가를 자처하는 스토밀과 그 일가족을 중심으로 현대 문명에 대한 무조건적 순종과 맹신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현대인들이 직면한 전통적 가치의 위기, 도덕적 타락 등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보편적인 성향에 대해 챔버시어터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므로제크의 <탱고>와는 다른 챔버시어터만의 <탱고>를 만들어냈다. 연출가 라스티슬라브 발렉이 중심이 되어 톰 칠레르의 무대디자인과 로버트 맨코베키의 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과 디테일한 연출 그리고 신선한 연기로 부조리한 현재의 시대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 대한 생각들을 무대에서 펼친다. 당시 모순되고 부조리한 시대를 대변했던 므로제크의 <탱고>를 챔버시어터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시대의 나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