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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유치권, 경매 이후 인정받기 까다로워

경·공매 절차에서 유치권 신고한 액수 이상의 금액을 경매절차 이후의 분쟁절차에서 주장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경매절차에서 8천만 원을 피담보채권액으로 하는 유치권을 신고하였음에도, 경매에서 부동산을 낙찰 받은 사람이 제기한 인도재판에서는 경매에서 신고한 금액과는 다르게 실제 지출한 공사비가 1억3천만 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이런 경우가 실무에서는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견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경·공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신고 되고 그 신고내용이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되는 경우, 경·공매참가자로서는 매각부동산 위에 그 기재된 바와 같은 정도의 부담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매수가격을 정하거나 매수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행동을 할 것이므로, 경·공매참가자의 신뢰보호라는 측면에서, 매수인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액수는 경·공매절차에서 신고 된 금액으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가능할 수 있다.

반대로, 유치권자가 경·공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신고하는 것은 이해관계인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고 유치권을 신고하지 아니하더라도 담보 물권으로서의 성질상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 점,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경·공매절차에서 신고 된 금액으로 한정할 경우 신고조차 하지 아니한 유치권자가 오히려 더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는 점 등에서 유치권자가 주장할 수 있는 피담보채권액을 경·공매절차에서 신고된 금액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아직 법원의 판례는 없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필자 개인적인 견해로는 절차에 대한 착오나 업무미숙 때문에 채권액수를 잘못 파악하여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향후 분쟁과정에서 진실한 금액을 주장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신의칙”이라는 논리로 차단해버리기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점에서 후자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다만, 경·공매과정에서 신고 된 금액은 향후 분쟁절차에서 신빙성이라는 면에서 중요한 판단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제 받아야 될 피담보채권액수가 경·공매과정에서 신고 된 금액 보다 실제로 많다고 하더라도 재판과정에서 이를 인정받기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 실무상으로도, 대부분 이런 경우에 유치권자의 새로운 주장을 믿지 않고 배척해버려 결국 위와 같은 이론적인 논란자체가 불필요하게 되어 판례를 통한 이론적인 논의가 아직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더구나, 유치권은 비록 우선변제권은 없지만 유치적 효력으로 인한 사실상의 우선변제권 때문에 먼저 성립된 물권보다도 유치권이 실질적으로 우선할 수 있어, 물권질서의 대명제라고 할 수 있는 우선적 효력을 교란할 수 있는 권리가 될 수 있고, 실무상으로 유치권의 폐해라고 할 정도로 이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유치권의 성립은 적절히 제한할 필요성이 있고, 또 실무상으로도 공평의 관념에 입각한 해석을 통해 자칫 무소불위의 위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허위의 유치권신고까지 자주 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법원실무상으로는 주장하는 유치권이 진실한지 여부에 대해 매우 까다롭게 인정하고 있는 경향인데, 이런 법원경향에 비추어 보면 경·공매절차에서 신고 된 금액 이상을 향후 재판과정에서 인정받기란 거의 어렵다고 본다. 이런 정도의 기준으로 경·공매에 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글ㅣ최광석 변호사 로티스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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