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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엔 무슨일이] 강남의 마지막 뉴타운 거여·마천

1970년대 도심 철거민이 집단 이주해 오면서 형성된 송파구 거여·마천지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꼽혀 왔다. 지금도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집들이 남아 있을 정도다. 이곳이 2016년까지 1만 767가구, 인구 3만 1,000여 명이 들어서는 대규모 뉴타운으로 재탄생된다.

개발의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신도시로

천호동과 함께 송파지역의 개발 사각지대로 꼽히던 거여·마천지역이 위례신도시 및 마천임대주택단지와 연계하여 9,472세대의 대규모 거여·마천 뉴타운으로 재탄생한다.

이 지역은 2016년까지 용적률 245%를 적용해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를 비롯하여 연립주택·테라하우스가 건립돼 약 3만 1,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하게 된다.

거여·마천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따르면 새로 지어지는 주택 총 9,472가구는 규모별로 ▲전용 60㎡이하 3,747가구(39%) ▲60~85㎡ 3,865가구(41%) ▲85㎡초과 1860가구(20%)로 구성된다. 이 중 1,72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건립되며, 지구 내 삼익아파트 등 1,295가구는 그대로 남는다. 마천 1구역은 스카이라인을 고려하여 4층 이하의 테라스하우스 및 연립주택으로 단지를 이루게 되며, 지구 진입부에 고층을 배치하여 자연경관과 조망권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특히 이 지역의 1인 세입자는 전체 거주자의 25%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용면적 85㎡ 이상의 주택에는 1인 세대의 독립생활이 가능한 부문임대 아파트 459가구가 공급된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기존 분양아파트 내에서 분리된 현관을 통해 부엌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어 독립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하였으며, 전·월세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노령세대의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여·마천뉴타운은 다른 뉴타운 지역과는 달리 85㎡ 이하 주택 비율이 높고, 부분임대아파트 등도 도입돼 원주민 재정착률이 40%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위례신도시와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위례신도시에 계획 중인 노면전철을 거여·마천 뉴타운 내 마천역까지 연장하여 환승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거여·마천 재정비촉진계획안’의 내용에 따르면 성내천 복원에 의한 대체 우회도로(25m)와, 남북 연결도로(폭 25m)가 송파신도시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도로들은 주변 마천임대주택단지(1,700가구)까지 연결되어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1.7㎢에 달하는 성내천 복개도로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됨으로써 2곳뿐인 성대천 일대의 공원이 총 1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천마산~성내천~청량산을 잇는 Green-Blue Network(녹지-수경축)를 구축해 걷고 싶은 거리도 조성될 계획이다. 이밖에도 집단에너지시스템(열병합) 보급과 법죄없는 안전도시를 위해 건물 배치에서부터 범죄 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설계(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기법도 도입된다.

건설사 수주전쟁, 본격 궤도 진입

뉴타운 지역이라고 하기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던 거여·마천 뉴타운 지역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거여·마천 뉴타운지역은 강남이라는 지리적 장점과 위례 신도시와의 접근성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간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지면서 얼어붙은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지난 달 하순(2지구)와 이번 달 중순(1지구)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 앞서 업체 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거여 2구역(16만여㎡)은 거여·마천 뉴타운 사업의 첫 단추를 꿰차는 곳으로 향후 이 지역 뉴타운 성공의 선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거여 2구역은 사업비만 4,0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1지구 2,500억 원, 2지구 1,700억 원) 이 지역은 지난해 변경·고시된 사업시행지구 분할에 따라 1, 2지구로 나뉘어 졌으며, 지난 달 6일 거여 2-2지구의 최종 입찰 결과 SK 건설, 대림산업, 한신공영의 3파전으로 압축되었다. 이어서 지난 25일 주민 총회에서 대림산업이 최후의 승리자로 결정되었다. 한편 거여 2-1지구는 이번 달 중순 시공사를 결정짓는 조합원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01년 거여 재개발 시공권을 갖게 되었지만 이후 2006년 8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조합설립인가 이후 총회를 거쳐야만 시공사 선정 자격이 주어진다.’는 조항에 따라 도루묵 상태로 이번 조합원 총회에 재도전하게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 부양 비율이 높아 일반분양에 대한 리스크가 적으며, 위례신도시와의 접근성 프리미엄으로 건설사간 수주경쟁이 치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파구의 롯데캐슬골드와 제2롯데월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쾌거를 이루어 송파구를 롯데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