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만성 피로는 의례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고 있다. 학생들은 자야하는 시간이 공부하는 시간이고, 공부하는 시간이 자는 시간으로 여겨질 만큼 머리가 맑지 못하고 쉴 새 없이 하품을 하며 눈꺼풀은 천근처럼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은 얼마간의 휴식으로 컨디션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일부는 아주 오랫동안 피로가 누적된다.
많은 시간을 쉬어도 쉽게 피로가 풀리지 않는 학생들은 이른바 ‘만성피로증후군’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 진료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성호르몬을 합성 시킨다
우리 몸속의 신장은 피 속의 노폐물들을 걸러 배설하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척추를 중심으로 복부의 양 옆에 붙어 머리에 엄지손가락만한 ‘부신’이라는 고깔을 쓴다. 이 부신은 껍데기 부분인 피질과 속 알맹이 부분인 수질로 구분되어 각각 다른 호르몬을 분비한다. 부신 피질 호르몬은 태어나자마자 가장 처음 만들어지고 분비되는 중요한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으로 알도스테론, 코르티졸, 성호르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중 코르티졸은 모든 질병으로부터 이겨내기 위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으로부터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생체 방어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은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해 코르티졸을 많이 만들어 낸다.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은 모두 콜레스테롤이라는 분자로부터 만들어지는데 문제가 되는 콜레스테롤 증가의 주범이 스트레스로 꼽을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난 콜레스테롤이 코르티졸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부신피질 호르몬, 특히 성호르몬으로 합성될 가능성도 커지게 되는 것. 따라서 스트레스를 장기간 과도하게 받게 되면 코르티졸 합성량이 늘어나게 되고, 곁가지 생성물인 성호르몬 합성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될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의 스트레스, 영양분이 낭비 된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성장에 필요한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런 영양분이 성장에 필요한 요소에 쓰여야 하는데, 기능이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하는 데 사용되거나 비염, 아토피 등의 염증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과하게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필요 이상의 활동을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섭취하는 영양소에는 한계가 있고 영양분은 나눠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으로 이때는 성장을 위해 사용되는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결국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만성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자랄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 키가 덜 자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칼럼제공: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