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논의 중인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해 "관치금융 및 메가뱅크의 망상에서 당장 깨어나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우리은행 노조는 "1997년 관치금융의 직접적 폐해의 결과로 발생된 IMF 금융환란의 쓰라린 기억을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간직하고 있다"며 "단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최대 우량 금융그룹을 경쟁 금융그룹들에게 인수시키려는 것은 관치금융의 극단을 보여주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주도의 대형화는 이에 따른 금융산업의 시스템 리스크 확대, 대마불사에 의한 도덕적 해이, 중소기업대출 감소, 독과점 폐해, 관치금융 강화,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등 이미 시장에서 확인된 수맣은 위험요인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없다"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은 커녕 오히려 시대조류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억지정책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개정, 지배요건을 완화하면서까지 우리금융을 피인수 시키려 하는 것은 현 정권과 관련된 특정 금융그룹들에 대한 특혜라는 오해 아닌 오해와 시비를 충분히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불장난이다"고 했다.
임혁 우리은행 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그간 우리금융 민영화에 실패한 책임을 모면하고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조금이라도 회피해 보고자 하고 있다"며 "우리금융 가족의 생존권과 자존심을 걸고서라도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금융 고객과 2만6000여 임직원들의 염원을 담아 작년 이미 추진,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자를 모집했던 방식으로 우리금융의 정부지분 조기매각을 통한 독자 생존의 실질적 민영화로 귀결되어야 한다"며 "이는 공적자금회수의 극대화, 조속한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민영화 원칙을 지켜내며 친시장주의 정부를 표방한 현 정권의 정책 방향과도 모순되지 않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