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맞이하러 김포공항에 나와 기자들과 만나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애플에 패소한 데 대해 “지금까지는 저쪽(애플)에서 고른(선택한) 위치에서, 저쪽에서 정한 논리로 페널티킥을 먼저 찼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제1거래처로서 존중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우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며 “분리해서 그런 논리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애플과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최고 고객사(부품공급처) 중의 하나인 점을 고려해 주로 방어 위주의 전략을 써왔다. 하지만 소송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태블릿PC의 갤럭시탭이 판매금지 당하는 피해를 입은 후부터는 최근 애플이 아이폰4S를 출시하자마자 선제적으로 판매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적극 반격에 나섰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인해 아이폰4S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갤럭시 넥서스'의 미국 출시를 연기하는 등 예의를 표하며 일각에서 화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의 대표이사가 초강경 방침을 밝힘에 따라 양측의 글로벌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또 “저쪽에서 우리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페널티킥은 한두 개만 막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소송이라는 것은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법원에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3G 통신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앞으로 계속되는 소송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