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대가산정을 놓고 벌어진 갈등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닷새째 중단된 케이블TV의 지상파 고화질(HD) 방송이 이르면 내일(3일) 오후 재개될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과 MSO(복수 SO)측은 2일 사실상 마지막인 새로운 재송신 협상을 1주일간 진행하기로 하고 새 협상창구 개설과 동시에 케이블TV의 지상파 HD방송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상이 결렬되면, 방통위가 이행명령을 통해 케이블 HD 방송 송출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 이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우원길 SBS 시장 등 지상파 방송 대표들과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 이상윤 티브로드 사장, 강대관 현대HCN 사장 등 MSO(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대표들이 출석,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에 따라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이 중재하는 새로운 협상창구가 개설돼 1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그동안 협상 중재에 소극적이었던 방통위는 지상파 HD 방송 중단으로 시청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고조되자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협상 창구개설과 동시에 SO들은 지상파 HD방송의 재송신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협상기간에는 CJ헬로비전이 신규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에게 HD 방송을 할 경우 지상파 3사에 하루 1억5천만원씩을 지불해야 하는 이행강제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방통위 중재 아래 지상파와 케이블TV 양측 모두 한 발씩 양보해 이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
방통위도 이날 케이블과 지상파에 내린 이행명령의 효력 발생을 협상 이후로 늦췄다.
또 서로를 비난하는 자막고지 금지, 지상파 HD 방송 재개, 시청자 피해보상 대책 마련과 공개 사과, 협상이 원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상파 방송사 3사의 개별 협상 요구, 협상 조기타결 방안 제출, 협상 진행 경과 일일 보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도 결의했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이르면 3일 중 새 협상 창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 협상테이블에는 실무급이 아닌 양측의 사장급 인사들이 참여해 협상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협상 시한 1주일이 지난 뒤에도 방송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발효될 시정명령도 의결했다.
시정명령은 ▲시청자 보호대책 마련 ▲협상 조기타결 방안 제출ㆍ협상 진행 경과 일일보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자막고지 중단 ▲SO들의 지상파 HD 방송 송출 재개(단, CJ헬로비전은 기존 가입자로 한정) 등을 내용으로 담았다.
방통위는 시정명령을 이행 하지 않을 경우 업무정지 3개월(SO)ㆍ허가유효기간 3개월 단축(지상파) 혹은 과징금 5천만원 등의 제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