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전날 버냉키 효과로 1% 이상 오르는 호조를 보였던 코스피가 하루만에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외국인이 하루만에 매도로 돌아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2,030선은 지켜냈다.
외국인이 장 막판 매도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개인도 장 막판 매수량을 대폭 줄인 탓에 상승 반전하지는 못했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02포인트(0.39%) 내린 2,031.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주택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0.31% 하락한 2,033.05로 출발한 이후 2,03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민간 경제단체인 콘퍼런스 보드는 27일 미국의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7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것이지만, 전달의 71.6에 비해서는 1.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미국의 20개 대도시 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도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8% 하락했다.
이는 예상치에 부합한 것이지만, 전월 대비 0.8% 주저앉은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추가 양적완화에 제동을 거는 견해를 밝혔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도 이날 극히 이례적으로 방송 인터뷰에 나서 '또다른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연준이 현재 테이블에서 내려놓은 옵션은 없다"면서도 '3차 양적 완화(QE3)'가 조만간 실행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이렇다 할 시사점을 주지 않았다.
버냉키는 이날 미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또 "미국 경제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완전한 회생 국면을 회복했다고 말하기에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면서 "자만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은 652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854억원과 8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순매도를 기록하며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833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건설(-1.92%), 전기·가스업(-1.56%), 증권(-1.11%), 전기전자(-0.91%), 철강금속, 운수창고, 기계의 하락폭이 컸다.
삼성물산(-2.19%), GS건설(-4.59%), 현대건설(-1.45%) 등 건설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종이목재, 화학, 의약품,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유통, 통신, 금융, 은행, 보험업 등도 하락했다.
하지만 하락장 속에서도 운송·장비는 1.46%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음식료품(0.94%), 섬유의복(0.22%), 비금속광물(0.04%)도 올랐다.
특히 현대차(2.8%), 기아차(2.7%), 현대위아 등 자동차 업종이 신차 출시 및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전날 종가기준으로 13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0.69% 하락하며 닷새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30만2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130만원대는 유지했다.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실적 부진과 일본 샤프와 대만 혼하이 그룹의 제휴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4.9% 하락하고 LG전자(-4.30%)와 LG(-2.99%), LG이노텍(-2.90%), LG유플러스(-1.05%) 등이 1~5% 하락하는 등 LG그룹주의 내림폭이 컸다.
이 밖에 POSCO(-0.78%), 신한지주(-0.11%), 삼성생명(-0.30%), KB금융(-1.15%), SK이노베이션(-1.22%), 한국전력(-1.53%), S-Oil(-1.32%) 등이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2.88%), 기아차(2.75%), 현대중공업(0.76%), LG화학(0.56%), 하이닉스(0.33%), 우리금융(0.38%), KT&G(1.71%) 등은 상승으로 마감했다.
특히 하이닉스는 D램 업황 개선 기대감과 ‘SK하이닉스’로의 사명 변경 시너지에 힘입어 닷새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종목별로 CJ제일제당이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에 힘입어 3.5% 상승했고,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과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소식으로 4.8% 오르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340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467개다. 보합은 88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8포인트(0.42%) 내린 519.56으로 마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전날 정치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철수연구소는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했고, 한동안 잠잠하던 안철수 테마주도 동반 급등했다.
우성사료, 솔고바이오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케이씨피드도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오늘과내일, 안철수연구소와 업무 제휴를 체결한 가비아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글과컴퓨터도 안철수연구소와 제휴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5% 올라 엿새만에 반등했다.
온세텔레콤이 최대주주인 세종텔레콤이 카카오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중국 원유 생산업체인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시노펙)과 빈카유전 공동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한 테라리소스가 유전개발 사업 기대감으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최대주주인 예당도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21일 상장된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빛샘전자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6종목을 포함해 365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5종목을 포함해 587개다. 보합은 49개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하락한 1,135.5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