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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프로그램 매도세로 2,010선까지 밀려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 개인이 모두 매수에 나섰지만 미국과 유럽발 악재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지는 바람에 이틀째 하락하며 2,010선까지 밀려났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7.33포인트(0.85%) 하락한 2,014.4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미국 2월 내구재 지표에 대한 실망감과 프랑스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스페인 구제금융설 등으로 인해 하락마감한 영향으로 12.33포인트(0.61%) 내린 2019.41로 출발해 2,020선을 전후로 공방을 이어가다 낙폭을 키우며 2,01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4선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장 모습을 보이다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 전환한 영향으로 낙폭을 회복하며 2,010선은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가 크게 하락한 것은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진 영향이 컸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 가운데 차익거래에서 1천944억원, 비차익거래에서는 325억원의 매도세가 각각 나타나 전체적으로 2천268억원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외국인과 개인, 기관 등 모든 투자주체가 일제히 쌍끌이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를 방어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은 각각 870억원, 474억원, 276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2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증가세를 보인데다 프랑스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예상치에 비해 0.1% 포인트 하향 조정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다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 2차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돌면서 유로존 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유럽연합(EU)이 이 루머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씨티그룹은 스페인이 연말까지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으로 언급하는 등 추가 악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다 장 중 북한이 장거리 로켓발사를 위해 연료를 주입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업종별로는 화학업종(0.50%)과 의약품(0.09%), 비금속광물(0.05%)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은 이날 지수 하락과 배당락 영향으로 3.00%나 급락했고, 건설업종(-2.60%), 섬유·의복(-1.62%), 전기전자(-1.41%), 전기가스(-1.38%), 기계(-1.25%), 금융(-1.23%), 보험(-1.21%) 등도 부진했다.

삼성엔지니어링(-2.36%), 대림산업(-3.14%) 등 건설주는 이틀째 약세를 보였고, 현대미포조선(-4.81%), 대우조선해양(-5.30%)을 비롯해 조선주들도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1.69% 하락한 128만원에 마감하며 130만원선이 무너졌고, POSCO(-1.18%), 현대중공업(-3.06%), 하이닉스(-0.16%), 신한지주(-0.11%), 삼성생명(-0.10%), KB금융(-1.74%), 한국전력(-1.33%), LG전자(-0.24%) 떨어졌다. NHN(-3.06%)은 이틀 연속 하락하며 25만원선으로 내려섰다.

반면 현대차(1.72%), 기아차(0.27%), 현대모비스(0.17%), LG화학(0.56%), SK이노베이션(0.62%)은 상승했다.

LG생활건강(4.33%)은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4% 넘게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성지건설이 관리종목 지정해제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고, 휴켐스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7거래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상한가 4개 등 22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603개 종목이 떨어졌다. 70개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3% 떨어진 514.21로 거래를 마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영향으로 안철수연구소는 이틀째 상한가로 직행했다. 안철수 테마주인 우성사료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솔고바이오(7.20%), 케이씨피드(3.29%)가 오른 가운데, 안철수연구소와 업무 제휴를 한 가비아(4.43%)는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또 북한 장거리 로켓 연료 주입 소식에 방산주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스페코(5.43%), 빅텍(12.25%) 상승했다.

위메이드가 카카오톡과 협력 소식에 3.60% 강세를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테마주는 하락해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이 각각 11.45%, 10.59% 하락했고 조광페인트(-12.50%), 디오(-6.75%), 서희건설(-5.85%)도 줄줄이 하락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바른손(-5.94%), 바른손게임즈(-8.70%), 아가방컴퍼니(-0.37%), EG(-1.94%)도 하락했다.

개인투자자 정성훈씨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8.6% 지분 취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8%대까지 치솟았던 로만손 주가는 3.87%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상승종목은 상한가 9개 등 255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5개 등 700개, 보합종목은 46개를 나타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0원 상승한 1천236.9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