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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서 후진타오 재산공개 요구 시위 벌어져

[재경일보 박소영 기자]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의 재산공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후 주석 같은 최고 지도자의 실명이 시위대의 플래카드에 등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광저우의 톈허구 룽둥거리에서 20~30대 젊은이 9명이 후 주석의 개인재산 공개와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후진타오 솔선해서 재산공개를 해라", "참정권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평등 정의 자유 인권 법치 민주"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펼쳤다.

SCMP는 또 선전의 블로거 궈융펑을 인용해 3월 최고지도자의 재산공개를 요청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약 180명의 누리꾼이 당국에 의해 비공식 신문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공직자의 개인재산 정보 공개는 효과적인 부패방지 수단이지만 강제되지 않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미 1994년 재산공개 관한 입법계획을 수립하고,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해 재산공개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우위량 당중앙율검사위 부서기는 재산공개와 관련한 일정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정치분석가 천융먀오는 간부 재산공개의 최대 장애는 특권계층의 기득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시위 참가자 가운데 인권운동가 샤오융(37)이 지난 3일 오후 이래 행방이 묘연했고, 어우룽구이, 양충, 황원쉰 등 3명은 전날 친구들에 의해 연락이 됐다.

광저우의 입법운동가 탕징링은 쑨원대학 재학생인 황원쉰이 하이주 구(區) 경찰서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샤오융의 부인은 경찰이 3일 오후 8시경 남편이 구속됐다는 통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경찰 통지문에는 샤오가 "불법 집회"에 관여한 혐의로 2일 오후 6시경 범법자로서 구치소에 갇혔다고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