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국세청이 대기업 계열사는 물론 의약 및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 대해서도 전방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 조사2국이 지난 3월 초부터 유한양행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와 관련 유한양행은 정기 세무조사이며 비자금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오며 파행경영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자금들은 병원이나 도매상의 리베이트 비용으로 사용됐고, 이로 인하여 유한양행은 2008년 상반기 매출이 23%나 급증했으며 빼앗긴 매출 2위를 다시 차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업계는 리베이트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유한양행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접대성 경비로 지출한 비용은 8백57억원에 달했는데 이중 3백24억원을 영업사원들이 모은 간이영수증을 증빙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세금 탈루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가 벌어질 것이 보이자 영업사원에 가짜 상여금을 지급해 이같은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의 실제 관리는 회사가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영업사원들에게 월평균 15억원 규모로, 6개월간 88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내역서에는 인센티브 지급 비용을 `10원대`까지 계산했는데, 실지급액은 100만원대로 끊어져 있어 의아심이 들게 한다.
이를 위해 유한양행은 조직적으로 비자금 조성에 나섰는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자금 관리는 영업지원팀이 필요한 자금 규모와 직원 명단을 인사총무팀에 통보하면 인사총무팀은 세율 및 건강보험료율을 더한 금액을 통보하고, 영업지원팀은 다시 전표를 작성해 재무팀에 보낸다. 또 재무팀은 이 전표대로 당좌를 발행하고 영업지원팀은 다시 사원별 지정 계좌에 입금하고 최종 결과를 인사총무팀에 통보하는 이같은 방식으로 부서별로 역할을 맡아 비자금 조성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회사관계자는 "개인 담당자가 기록한 것이고 일부 지점에서 단합대회 등에 사용한 것이 와전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1년6개월 동안 유한양행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거나 목격한 인사들의 증언까지 있었고 수사 의지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밝힐 수 있었음에도 사건을 덮고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해 검찰의 부실수사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유한양행측은 "유한양행이 당시 제약업계 관행처럼 리베이트를 조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면서 유한양행은 리베이트 관행을 없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