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츠 E클래스 |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벤츠의 최대 주주이자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영업사원들에게 차량 판매 시, BMW의 약점을 잡아 구매자들에게 설명하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외비 자료라고 쓰여져있는 영업사원 판매 전용 책자에는 BMW의 Z4 소프트탑 모델에 대해 유로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차량으로 설명돼 구매자들에게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와 BMW는 독일의 명차 브랜드로써 국내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만, 지난 달 BMW는 1만4512대를 판매해 2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데 반해 벤츠 코리아는 9807대로 BMW에 훨씬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차종별로는 BMW 520d가 4466대로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도요타 캠리가 2853대, 벤츠 E300이 2487대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벤츠가 문제삼은 BMW Z4 소프트탑 모델은 벤츠의 SLK 모델과 경쟁 차량으로 대외비 책자에는 유럽차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유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써 구매자들은 두 차량을 비교할 때 차량의 성능이나 퍼포먼스보다 어찌보면 더 중요한 안전에 문제가 제기된 BMW Z4 차량을 배제 시키기가 쉬워지게 된다.
벤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는 BMW를 경쟁상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벤츠는 그 어떤 브랜드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신감과는 달리 경쟁사의 약점을 잡아 판매자에게 설명하는 자료를 이용한다는 것은 BMW를 상당히 의식하고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벤츠가 제기한 BMW Z4 소프트탑 유로 테스트 미실시와 관련 BMW 측은 "독일차라고 해서 무조건 유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소비자들이 원하거나 정부에서 테스트를 시행하라는 지침이 떨어질 시에만 거치는 시험이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늘 자신감있고 최고의 브랜드라 자처하던 벤츠가 자사의 차량에 대한 홍보만으로는 부족하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며 "판매 실적이 BMW나 도요타 주요 차종간에도 밀려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한 판매 전략을 펼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