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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MW 한독모터스, 점검 필요 차 '더 타도 상관 없다?'...무책임한 A/S

▲ BMW X6
▲ BMW X6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BMW 코리아의 공식 수입원 한독모터스가 고객에게 1억원이 넘는 차량을 판매한 후 고객 관리에 소홀, '팔기만 하면 됐다'라는 식의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고객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본 기자는 지난 29일 BMW X6 xDrived 40d의 차량을 구매한 고객 이 씨(남, 55)의 제보로 차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한독모터스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차량을 위임받아 판매를 담당한 분당 궁내동에 위치한 BMW 한독모터스를 방문했다.

이 씨가 X6 차량을 구입한 지는 약 6개월 가량이 지났으며 주행거리는 약 1만8100km였다.

이 씨에 따르면 구입한 X6 차량의 뒷 바퀴 양쪽 가운데 부분이 심하게 마모돼 더이상 주행하기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X6 xDrived 40d의 뒷바퀴는 Dunlop 315/35R20의 초광폭 사이즈이며, 20인치의 휠 크기를 지녔다.

해당 차량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라 '엔진오일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점검 필요 항목 신호가 계속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비스 점검 필요 신호가 나타나 이 씨는 판매를 담당했던 분당 한독모터스 BMW 서비스센터에 수리 차 입고를 시켰고 약 2일의 수리 기간을 거쳐 차량을 출고 받았다.

물론 타이어가 너무 빨리 마모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점검을 의뢰했으나 차량을 위임받아 입고를 담당했던 한독모터스 판매 담당자 김 대리는 타이어에 대한 점검 의뢰를 빼 먹은 채 엔진오일 센서만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를 위해 입고를 시킨지 이틀만에 차량을 출고받은 이 씨는 약 3일 후에 '엔진오일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점검 신호가 다시 들어와 불안감과 이 차량을 구매한 것에 대한 후회감이 크게 밀려 왔다고 전했다.

구매자 이 씨는 "수리를 맡긴 후 출고를 받을 시에는 오일량이나 다른 문제는 발견돼지 않았다는 말을 담당 판매원에게 들었다"며 "3일 정도가 지나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해 전화 통화를 했으나 판매원은 2천km정도 더 타도 아무 문제 없다고 나중에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설명한 이유에 대해 담당 판매원은 "535d 차량이 X6 40d와 같은 엔진인데 같은 현상으로 입고된 적이 있었다"며 "이 경우에도 별 문제가 없었고 나중에 새로 엔진오일을 교체하니깐 이러한 현상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한 것이다"며 "차량을 분당으로 가지고 오면서 문제가 없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어떠한 이유와 근거로 서비스센터의 전문 정비사도 아닌 판매원이 차량의 A/S 문제나 불량 작동에 대해 즉각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말 대신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고 쉽사리 고객에게 말한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연 어느 고객이 1억원이 넘는 차량을 구입해 문제가 생긴 차량을 즉각적인 A/S도 받지 못하고 2천km나 아무렇지 않게 타고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본 기자가 한독모터스 판매 담당자 김 대리와 서비스센터 어드바이저를 만나 차량의 수리 절차와 문제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판매 담당자는 뒷 타이어 양쪽 가운데만 심하게 마모된 형상에 대해서 "원래 이렇게 큰 광폭 타이어의 경우에는 대개 2만5000km 주행을 하면 심하게 마모가 돼 교체를 해주는게 맞다"며 "주행 습관에 따라 교체 시기는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2만km 넘으면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어드바이저도 "X6는 타이어가 크고 광폭용이라 마모가 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X6를 구매한 고객들이 아무리 주행거리가 기간에 비해 많더라도 6개월도 안돼서 교체를 해야된다면 섣불리 이 차량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BMW X6
▲ BMW X6
본 기자가 가장 크게 실망했던 점은 차량을 판매했던 담당자가 의무가 아니더라도 고객에 대한 신뢰와 BMW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지 않는 무성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은 본인의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서비스센터에 방문하기 전에 담당 판매자에게 해당 문제를 설명하고 조언을 받길 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이 결함 차량을 구매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때문에 연락을 취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판매자는 자신을 믿고 차량을 구매한 구매자의 불안감과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최대한 고객이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법적인 의무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인 것이다.

그러나 이 씨의 차량을 판매한 담당자의 경우에는 달랐다.

오일 과다 서비스 점검 신호로 다시 입고를 시키기 위해 찾아온 본 기자에게 "예약하지 않고 왔으니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다"며, 대차 서비스 문의에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해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기자는 황당한 서비스에 할말을 잃었고 직접 서비스센터로 내려가 어드바이저에게 문제점을 밝힌 후 그 자리에서 입고를 시킬 수 있었다.

이번 한독모터스의 서비스 현실을 보면서 BMW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고객 만족 극대화'와는 상반된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었다.

올해 들어 수입차 시장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며 많은 고객들이 구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높은 가격에 비해 이러한 무성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향후 수입차 시장의 발전은 제자리 걸음이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한편, 구매자 이 씨의 X6 차량의 수리 결과, '엔진오일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점검 필요는 7.2L가 정량인 크기에 약 0.7L가 적은 6.5L의 오일을 넣으면 서비스 점검 신호가 안들어온다는 것이 대책으로 나왔다.

이에 본 기자는 모든 X6 차종이 정량에 못 미치는 엔진오일량을 주입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와 해당 타이어의 평균 교체 시기와 거리에 대해서 조사할 예정이다.

만약 부품 교체가 아닌 정량에 못 미치는 엔진오일을 주입하는 대책이 구매자 이 씨의 경우에만 특별히 적용되는 방안책이라면 BMW는 하루 빨리 결함을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