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법원이 음원 저작권 관리 법인이 사용료 문제로 공공성을 띤 방송사에 음원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한규현 부장판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KBS를 상대로 낸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협회 측은 2011년 12월 기간 만료로 계약이 끝나고 사용료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는데 KBS가 계속 음원을 사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KBS 9시뉴스 오프닝·엔딩 음악, 인간극장 타이틀곡, 라디오 시보 음악 등 총 100가지 필수 음원의 방송을 중단하고, 지난해 초부터 밀린 사용료 37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었다.
이에 재판부는 "사용료 협의 난항 등을 이유로 KBS가 협회 측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둘 사이의 금전적인 이해관계로 국민 전체의 공공복리가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 "KBS와 협회 간에는 항상 사용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매번 방송에서 음원 사용이 금지된다면 방송기능과 음악산업은 유지될 수 없고, 그런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특히 협회 측이 음원 사용료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려고 소송을 제기했을 뿐이라는 KBS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청구 자체를 권리남용으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작년 12월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을 개정해 협회는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국내외 작사가, 작곡가, 편곡자 등과 신탁 계약을 체결해 해당 저작물의 공연권, 방송권, 공중 송신권을 대신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저작권법상 비영리 사단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