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1월 대비 2월 용산구 점포 권리금이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2월 들어 자사DB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483개를 조사, 28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용산구 점포 권리금이 1월 9875만원에서 2월 4916만원으로 50.22%(4959만원) 내려 25개 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용산구 점포 권리금 하락은 지역 내 개발 사업이 부도설까지 나오는 등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이 지역 점포를 인수하려는 자영업자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용산 개발사업 좌초가 장기화 되면서 권리금 뿐만 아니라 점포 보증금까지 떨어지는 등 이 지역 임대시장 전반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용산구 소재 점포의 평균 보증금은 1월 3708만원에서 2월 3000만원으로 19.09%(708만원) 떨어졌다. 다만 평균 월세는 서울 전역의 상승세에 힘입어 1월 218만원에서 243만원으로 11.47%(25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용산구 다음으로 권리금 낙폭이 큰 지역은 강서구였다. 강서구 소재 점포 권리금은 1월 9015만원에서 2월 5433만원으로 39.73%(3582만원) 내렸다.
강서구 점포 권리금 하락은 용산과 달리 시기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서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외식업과 제과점업, 주류업 비중이 절대적인 지역이다. 2월의 경우 설 명절이 껴 있고 영업일수도 짧아 이들 업종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같은 점이 권리금 등락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서대문구 권리금이 1억2700만원에서 8466만원으로 33.34%(4234만원), 중랑구 권리금이 9186만원에서 6435만원으로 29.95%(2751만원), 서초구 권리금이 1억1802만원에서 9533만원으로 19.23%(2269만원) 각각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권리금이 오른 지역도 상당수 눈에 띈다. 2월 들어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금천구였다. 금천구 권리금은 7846만원에서 1억5640만원으로 99.34%(7794만원) 올라 25개 구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금천구 권리금이 오른 것은 창업 성수기인 2~3월이 도래함에 따라 영업 실적이 좋은 알짜 점포들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피스 상권을 보유한 상황으로 이곳에 위치한 점포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 대비 양호한 영업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어 건대입구 상권이 위치한 광진구 점포 권리금이 개학시즌 기대감 확산을 바탕으로 1월 1억731만원에서 2월 2억600만원으로 91.97%(9869만원) 올랐다. 광진구 점포 권리금은 2월 기준 25개구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이 밖에 강동구 권리금이 8706만원에서 1억5900만원으로 82.63%(7194만원), 성동구 권리금이 8961만원에서 1억6125만원으로 79.95%(7164만원), 관악구 권리금이 8911만원에서 1억5322만원으로 71.94%(6411만원) 각각 올랐다.
김창환 점포라인 대표는 "2~3월은 예비 자영업자들이 창업계획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시기여서 연중 최대 성수기로 평가된다"며 "다만 이를 겨냥한 일부 점주나 점포 임대인들이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점포를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특히 창업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초보 창업자들은 점포 권리관계나 매출액, 입지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점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 점포를 인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현명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