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미국 컬럼비아(Columbia) 경영대학 산하 '글로벌 브랜드 리더십 센터'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연구사례)로 등재됐다.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재직 당시에도 케이스 스터디에 채택됐던바 있어, 동일인물이 서로 다른 조직에서 2번의 케이스 스터디로 등재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는 전문경영인으로서 공연과 경영을 분리하고, 청중의 개념을 고객의 개념으로 바꾸는 조직문화혁신을 통해 시립교향악단의 자체 수입을 33배 늘리는 혁신성과를 창출했다.
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에 등재된 케이스 스터디 주제는 '우리금융그룹: 원두를 통한 월드클래스 조직으로 성장(Woori Financial Group: Becoming a World-Class Organization through OneDo)'으로, 지난 3년간 원두경영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성장해온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케이스 스터디의 공동저자인 컬럼비아대학의 번 슈미트 교수는 우리금융그룹의 원두가 강력한 CEO리더십을 바탕으로 전임직원이 참여하는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저성장-저금리 금융시장의 위기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점이 충분한 연구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컬럼비아 대학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9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아이비리그의 명문대학으로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과 現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모교로도 유명하다. 이 대학의 글로벌 브랜드 리더십 센터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연구하는 권위있는 글로벌 리서치센터로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 싱가포르 등지의 일류(Top-tier) 대학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팔성 회장이 2008년 취임할 당시 경제환경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기는 지속적인 침체에 빠졌으며,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웠고 거대 기업도 하나 둘 쓰러지는 가운데 우리금융 또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팔성 회장은 어떤 위기상황이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 조직'을 만들고자 했으며, 이것이 'OneDo혁신'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이팔성 회장은 인건비 절감, 단순 경비 삭감 등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 아니라 조직, 인력, 업무 프로세스 등 모든 측면에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다. 이번 케이스 스터디에서도 '사람 중심의 혁신'을 통해 월드클래스 금융조직으로 발전하려는 최고경영자의 철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팔성 회장은 원두혁신을 추진함에 있어서 우리금융그룹 구성원 모두가 '바로 나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바로 나부터' 각종 불합리한 관행을 바꾸고 혁파하겠다는 자세로 '자발적인 실천'을 강조했다.
최고 경영진이 내리는 지침에 따라 직원들이 실행하는 일반적인 탑다운(top-down) 방식의 혁신이 아니라 직원들 하나 하나가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를 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혁신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점은 원두혁신의 가장 차별화된 점이라고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은 실행을 담보로 한 개인 제안제도(WhyDea)와 부서와 영업점 단위의 혁신활동(WhyTing)을 적극 실행함으로써 일상업무에서 고객편의와 가치증진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업점 직원들의 태도가 고객중심적으로 바뀌고, 본인의 업무 이외에 조직 전체의 업무효율성 증대를 위해 고민하는 임직원들의 변화는 이번 케이스 스터디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년동안 임직원 개개인이 23만건이 넘는 개선 제안을 등록하고, 부서와 영업점이 1만건 이상의 개선과제를 추진했으며, 지금까지 약 5000억원의 재무성과를 창출함으로써 우리금융그룹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IMF 이후 여러 조직이 통합되어 만들어진 조직으로 다른 업종의 12개의 계열사 임직원들은 현실적으로 한 금융그룹의 일원이라는 동질감 내지는 정체성(common identity)을 느끼기 힘들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직원들은 원두혁신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계열사의 다른 조직에 있는 직원들과 협업을 하게 되었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게 됐다.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원두'(OneDo)란 공통의 언어를 통해 그룹 전체의 경영철학 및 문화를 통합시켰던 이팔성 회장의 리더십을 우리금융그룹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세계 유수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로 채택된다는 것은 무척 의미가 있는 일로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글로벌 MBA학생들의 관심도가 증대되어 해외 우수인재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아울러 글로벌시장에서 우리금융그룹의 인지도와 평판이 높아져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해외시장 진출이나 기업 인수합병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