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측근이자 ING생명 한국법인 M&A 실무 총책임자였던 박동창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CSO)을 해임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사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동창 부사장을 즉각 보직 해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박 부사장은 회사 업무에 대한 접촉 및 수행이 제한되며, 회사측은 박 부사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이는 최근 미국 주총안건 분석기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KB금융지주 2013년 정기주총 안건 분석보고서'를 통해 오는 2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재(前 한국은행 감사)·배재욱(前 대통령 사정비서관) 사외아사 재선임 및 김영과(前 금융정보분석원장)씨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할 것을 기관투자가들에게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ISS는 지난해말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무산이 이들과 같은 친정부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었다며, KB금융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박동창 부사장의 개입으로 이같은 보고서가 나왔다는 의혹이다. 그는 KB금융 경영진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외이사 3명의 선임을 막고자, ISS의 연구원을 만나 ING생명 M&A의 실패 원인이 이사회에 있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SS의 보고서는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66%에 이르고,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ISS 보고서를 참고하기 때문이다.
한편, KB금융 이사회 측은 박동창 부사장이 ISS 측에 왜곡된 개인 의사를 전달해 주주들의 혼란과 주총 진행에 차질을 야기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어윤대 회장 등 경영진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ING생명 인수 안건을 반대 5표, 찬성 5표, 보류 2표로 부결시켰는데, 이와 관련 보고서가 지목한 세명 중 배재욱 사외이사는 찬성표를 냈고 김영과씨는 지난달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돼 사안과는 무관하다.
금융당국은 박 부사장이 금융지주회사법 48조 3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의 전·현직 임직원은 업무상 알게 된 비공개 정보나 자료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업무외의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