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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어 회장, 이사선임안 통과위해 노력"…갈등설 진화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18일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박동창 부사장을 해임키로 하면서 어 회장과 이사회간 갈등 내지는 내분 우려가 일자, KB금융지주가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오후 KB금융지주 측은 '참고자료'를 내고 "금일 임시이사회는 지난 14일 개최된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한 ISS 왜곡보고서에 대한 대응 결과 보고 자리였다"며 "경영진에 대한 해임 안건의 결의는 없었으며 어윤대 회장이 먼저 보직 해임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해 해당 경영진은 금일자로 보직 해임됐다"고 했다.

또한 "특정 경영진(박동창 부사장)의 ISS 측과의 접촉 등은 어윤대 회장과 관계가 없다"며 "(어윤대 회장은) 사후 보고를 받고 황당해 했다"고 밝했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미국 주총안건 분석기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KB금융지주 2013년 정기주총 안건 분석보고서'를 통해 오는 2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재(前 한국은행 감사)·배재욱(前 대통령 사정비서관) 사외아사 재선임 및 김영과(前 금융정보분석원장)씨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할 것을 기관투자가들에게 권고한 것이다.

특히 ISS는 지난해말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무산이 이들과 같은 친정부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었다며, KB금융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KB금융의 전략을 담당해왔으며 ING생명 M&A 실무 총책임자였던 박동창 부사장의 개입으로 이같은 보고서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KB금융 경영진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외이사 3명의 선임을 막고자, ISS의 연구원을 만나 ING생명 M&A의 실패 원인이 이사회에 있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박 부사장의 행보와 어윤대 회장이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에 이른다. 이는 어윤대 회장이 직접 ING생명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사외이사들이 반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어 회장이 작년 11월 베이징에서 7명의 사외이사가 보는 가운데 술잔을 내리쳐 깨뜨리고 "ING생명 인수는 KB금융에 필요한 제2금융권 포트폴리오를 갖추려고 사심없이 추진하는 일인데, 왜 내 충정을 몰라 주느냐"며 화를 내고 고성을 질렀던 일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어윤대 회장은 이날 이사회 자리에서 박 부사장의 행동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것이 없으며 몰랐던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KB금융 측은 어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진노한 것은 물론, 이사회가 요구하기 전에 박 부사장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결정적으로 KB금융 측은 '참고자료'를 통해 "어윤대 회장도 본인 이름을 걸고 주총에 안건을 올린 건이라 주총 통과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직접 뛰는 등 KB금융그룹 모두가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당부분 오해가 해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왜곡된 부분이란 배재욱 사외이사와 김영과씨에 대한 것이다. ISS 측의 지적과 달리 배재욱 이사는 ING생명 인수 표결 당시 반대가 아닌 찬성표를 냈고, 김영과씨는 지난달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돼 사안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