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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채권단 자율협약, 그룹·금융권 뒤흔드나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선청함에 따라 그룹 전반의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금융권 또한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하에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계열사 매각 등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업황침체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견디다 못해 2일 채권단 자율협약체결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이번주 내로 STX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은행들의 STX그룹에 대한 여신규모가 커 자율협약신청을 승낙하는 대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자율협약 등) 과정에서 보듯 채권은행간 이
해상충으로 자율협약체결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이나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회생절차와는 달리, 법률적 강제성이 없다. 채권단과 기업이 구조조정 계획, 유동성 지원 등에 대한 포괄적 협약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자율협약체결에 따른 일반 회사채 투자자 등의 상환유예 등 채무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IFRS(국제회계기준) 적용 등에 따라 금융기관 등의 재무제표 상 해당 채권 평가를 통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손실반영은 현실화 될 수 있다.

◆ STX그룹 전반의 신용위험 우려 확대

일단 자율협약 신청에 따라 STX그룹 전반의 신용위험 확대가 예상된다. STX그룹 주요 계열사는 신용등급은 작년말 하향된 바 있고, 이번에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 검토)로 하향 조정했고, NICE는 등급
조정을 염두한 부정적 검토를 공시했다. 자율협약 신청이 받아들여져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고 강도 높은 재무구조개선이 진행된다면 궁극적으로 채권자 회수율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재무구조개선 노력에도 회생이 힘들었던 만큼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하기는 이르다. 이번주 채권금융기관의 자율협약 체결 여부, 유동성 지원,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 금융권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클 듯

STX그룹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선수금환급보증 등을 포함해 은행권 11조6000억원, 제2금융권 1조8000억원 등 총 13조4000억원이다. 자율협약이 체결될 경우 요주의로 분류됨과 동시에 충당금 적립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대출채권과 유가증권에만 충당금을 설정한다고 가정하고 적립률이 20%라면 은행권은 1조원, 제2금융권은 2000억원을 적립해야 한
다. 적립률이 50%라면 은행권은 2조6000억원, 제2금융권은 5000억원을 적립해야 한다. 다만, 손익에 반영되는 대손비용은 기 설정된 적립률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그룹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올해에만 1조1000억원이며, 이 중 5월에만 5000억원이 집중되어 차환부담이 큰 상황이다.

STX그룹의 차입금은 해외법인을 포함해 STX팬오션 4조3000억원, STX조선해양 4조6000억원, STX엔진 1조1000억원, STX 2조8000억원 등 13조4000억원이다. 국내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선수금환급보증 등을 포함해 STX조선해양 7조2000억원, STX 1조2000억원, STX중공업 1조1000억원, STX팬오션 9000억원, STX엔진 6000억원 등 13조4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