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28일 열린 알제리 회담에서 산유량 감산합의가 이뤄지며 국제유가 50달러 시대가 다시 막을 올렸다.
9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50.07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해다 쓰는 유종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50달러를 돌파한 것은 작년 8월 11일(50.59달러)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국제원유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도 같은 날 51.9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63센트 값이 하락하며 50달러 아래로(49.81달러) 떨어졌다.
브렌트유, WTI, 두바이유의 국제 시세가 배럴당 50달러(월평균 기준) 이상을 보인 것은 지난해 7월이 마지막이었다.
국제유가의 강세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들이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한 영향이 크다. OPEC은 지난달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회의에서 현재 하루 3천324만 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3천250만 배럴로 약 75만 배럴가량 줄이는 데 합의했다.
산유국들이 공급을 조이겠다는 신호를 보냄에 따라 국제유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원유 재고량이 시장 예측과 반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유가 상승에 호재가 됐다.
호재는 또 있다.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가 9∼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회의에서 산유량 감산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비(非)OPEC 산유국 가운데 가장 원유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OPEC을 포함해도 세계 3위 산유국이다.
러시아는 그간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감산 합의 전망이 밝다.
이에 따라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피라에너지그룹의 개리 로스 창립자 겸 회장은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60달러까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가 50달러 초·중반대가 되면 미국 셰일 오일이 적극적으로 생산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유가가 그 이상 오르긴 힘들다는 반론도 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연구팀장은 유가가 오르면 셰일 굴착기들이 다시 가동되는 데다 지난 10년간의 투자로 생긴 공급의 장벽이 있어 유가 상승이 배럴당 55달러에서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