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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사과에도 쏟아지는 의혹…崔, 언제·어디까지 관여했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홍보와 연설 등의 분야에서 도움을 받다 청와대 시스템이 정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는 박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최근까지 외교·안보 분야와 인사를 비롯해 국정 운영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 전방위 확산되는 최순실 의혹 = 26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거의 매일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최순실씨 사무실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임의 논의주제로 "10%는 재단 관련 일이고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 관련 사안"이라고 말했으며 모임 시기는 올봄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TV조선은 2014년 5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추천인 및 조직도'와 2014년 7월 신설된 뉴미디어비서관 등의 추천 관련 문건을 최씨 측근들이 일했던 사무실에서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14년 11월 최씨가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윤전추 행정관 등에게 박 대통령의 옷 등과 관련해 지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보도했다. 또 2014년 9월에는 북미 순방 일정표를 한 달 전에 받아 각 일정 옆에 박 대통령이 입을 옷의 색을 적어놨는데 박 대통령이 실제 이에 따라 입었다고 밝혔다.

JTBC는 2013년 초 작성된 '중국 특사단 추천의원', '다보스포럼 특사 추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특사단 접견 자료'나 '호주 총리와의 전화 통화 참고자료' 등의 외교문서도 최 씨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JTBC는 2012년 12월 28일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독대하는 시나리오도 최씨가 사전에 본 기록이 있는데 이 시나리오에는 남북 접촉 사항 등 보안이 필요한 내용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 靑 "최순실-정호성 비선모임 사실무근"…일각서 "국정농단 수준 개입없어" = 청와대는 최씨 의혹 제기에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겠다"(정연국 대변인)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씨가 연설문 등을 미리 받아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만큼 그에 따른 비난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최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실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최씨 문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 외에 전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언론의 의혹 제기가 과도하다고 보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최씨가 정호성 비서관이 전달하는 대통령 보고자료를 거의 매일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는 게 청와대 반응이다.

한 참모는 "개성공단은 내부적으로 우리가 검토했던 것이지 그런(최씨가 모임에서 논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도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그런 적이 없으며 최씨 사무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명백히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 관련 문건이나 외교 관련 자료 등을 최씨의 국정 개입 증거로 연결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청와대 기류다.

나아가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최씨가 수정한 대로 최종 연설문에 반영된 적이 없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연 최씨가 개입한 범위가 국정 농단 수준인가"라면서 "그렇게 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씨 문제로 박 대통령의 원칙·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타격을 받고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최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적극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경제수석으로 임명돼 청와대에 합류한 2014년 6월을 '보좌체계 완비'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최씨가 이 이후에도 박 대통령의 옷 등 사적 영역에서는 계속 박 대통령을 보좌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실제 최씨가 청와대 행정관들에게 박 대통령 옷 등에 대해 지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2014년 11월에 찍힌 것이라고 TV조선은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사과를 할 때 이런 부분을 좀더 명확히 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