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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이유 여하 막론하고 국민에 심려끼쳐 깊이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에게 각종 연설문과 발언자료 등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최 씨의 도움을 받은 적 있고 의견도 들었다"며 대국민 직접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직접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측근 등 자신의 주변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르재단 및 K스포츠 재단 의혹에 최 씨가 관여돼 있다는 언론 보도가 지난달 20일 처음 나온 뒤로는 한 달여 만이고,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이 보도된 지 하루만에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 씨는)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ㆍ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 세월호 담화 당시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기초연금 공약후퇴 사과 등 정책 또는 국정운영상의 문제 등으로 수차례 사과를 한 적 있지만, 정권 차원의 의혹과 관련해선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사태의 파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본인이 해명에 나서는 방안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최순실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며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 집권후반기 국정동력 약화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국민 사과만이 해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날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최 씨 실명을 거론했고, 본인과 관계를 설명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한 최 씨 의혹에 대해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때는 최 씨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