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여야4당, '32분 속전속결' 총리인준…한국당은 퇴장

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상정부터 표결, 가결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32분에 불과했다.

총 188명이 표결에 참여해 164명이 찬성했고, 20명이 반대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등의 반발과 퇴장으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비교적 큰 진통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된 셈이다.

한국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등은 퇴장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나머지 야당은 모두 표결에 참여했다.

특히 한국당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 무소속 이정현 의원도 표결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애초 여소야대 5당 체제 속 첫 국무총리 인준안 투표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다당 구조가 표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는 애초 이날 오후 2시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했으나, 한국당 원내지도부의 요청으로 개의가 지연됐다.

이날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이어온 한국당은 본회의 개의 직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가 여야 합의를 위해 인준안 표결 절차를 연기시켜 달라고 요청하고, 로텐더홀에서 항의 시위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정 의장은 한국당의 추가 의총을 위해 약속했던 30분이 지나고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 안으로 입장해 착석하자 곧바로 개의를 선언했고, 정확히 1분 뒤 임명동의안 표결의 건을 상정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상정하면 안 된다", "이게 협치냐"라며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정 의장에게 삿대질하며 "민주당으로 돌아가라"고도 외쳤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장석으로 돌아가 항의도 해보고, 정우택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언성을 높였지만 정 의장은 의사일정을 계속 진행했고, 결국 한국당 의원들은 3분여만인 오후 2시 34분께 전원 퇴장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달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재입당한 의원 12명 중 박순자 장제원 의원이 1∼2분 여간 자리를 지키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탈당 동지'인 권성동 김학용 박성중 의원 등이 손짓으로 설득한 끝에 함께 퇴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자 돌연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나타나 "국민이 무섭지 않느냐. 정부 시작부터 날치기하고, 잘하는 짓이다. 박수 쳐주러 왔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어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날치기하는 사람들 한번 찍어보자"며 표결을 위해 줄을 선 의원들의 얼굴을 촬영하는가 하면 "행패 부리지 말라"는 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을 주고받기도 하는 등 2분여간 항의하다가 퇴장했다.

이후 표결은 추가적인 소란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3시 38분 시작된 무기명 투표는 3시 54분 종료했다. 정 의장은 오후 4시 3분 인준안 가결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가 하면,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 등을 촬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