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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쌍용차 평택 공장에서 만난 그들의 자부심 'G4렉스턴'

쌍용자동차는 28일 오전 한 무리의 기자들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평택 공장으로 불러모았다. '쌍용차 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약 76일간 노조원들이 사측의 구조 조정 단행에 반발,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일 말이다. 이 사건으로 64명의 노조원들이 구속됐다. 기자에게 기억에 남은건 2014년에 해고된 이들이 평택 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인 일이다. 해고자 복직과 관련해 사측에 계속된 교섭 요구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벼랑 끝 선택으로 이같은 방식을 택한 것이었다. 그 굴뚝이 태양 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을 앞둔 6월 평택 공장을 찾은 기자의 눈 앞에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 28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G4 렉스턴 생산라인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자들이 모인 생산본부 2교육장은 농성 당시 다 불타버렸던 곳을 개조에 교육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쌍용차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는 공장 안을 거니는 직원들의 표정에서도 어느정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G4렉스턴'을 내놨다. G4렉스턴은 출시 첫달 2703대가 판매됐다. 기아자동차 '모하비'가 올 해 월평균 1200대 정도를 판매해온 것을 봤을 때 큰 선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마음 한켠에 있을 쌍용차 측의 걱정을 씻어내주는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쌍용차는 올 해 월 2500대, 연간 2만대 판매 목표를 세운 상태다.

평택공장의 부지면적은 86만㎡(26만명)이며 5월말 기준 4936명(사무관리 1685명, 기술 3251명)이 근무하고 있다. 라인은 총 3개가 있다. 모노코크 타입의 플랫폼을 생산하는 2개 라인과 프레임 타입 플랫포을 생산하는 1개 라인이 있다. 조립 1라인은 주·야 2교대, 2·3라인은 1교대(주간조) 근무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라인에서는 코란도 C와 티볼리, 티볼리 에어가 생산되고 있고 2라인에서는 체어맨 W, 티볼리, 코란도 투리스모, 3라인에선 G4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가 생산된다. 승용차와 MPV(다목적 차량), SUV를 생산하고 있으며 쌍용차의 대주주는 마힌드라그룹(72.85%)이다.

◆"G4렉스턴,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구나"..106여개 공정 거쳐 완성





▲체체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체체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먼저 차체 2공장에 드러섰다. 완성된 G4렉스턴이 아닌 완성을 위한 과정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체체 라인 전체를 살펴봤는데 이곳에서 엔진룸, 언더바디 등을 거쳐 체체가 완성되면 도장 공장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용접 전체는 자동화로 이뤄진다. 이동 과정 중 용접 공정이라 불꽃이 튀어 혹시나 피부에 닿을까봐 신경써 피하기도 했다. 실제 사람이 아닌 자동화로써 차체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도 했고 쉼 없이, 사람처럼 일하고 있는, 아니 인간의 능력보다 더 정확성을 갖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기계들의 모습에 놀라운 감정이 들었다.

기자들을 안내한 체체2공장 박상원 팀장은 "98%의 가동률을 내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 작업 중에 있다"며 "자동화율은 100%다. 용접이 아닌 조립의 경우 100%다. 휀더, 판넬을 제외한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차체 라인에는 19명이 일하고 있고 5명이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컴팩트하게 생산하게끔 차체 라인을 구성했다고 박 팀장은 전했다.




▲체체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체체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골격이 짜여지는 과정은 사이드가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 루프가 조립되면서 완성된다고 한다. 올 해 휴가 때 이곳에서 픽업 모델인 'Q200(프로젝트명)' 생산이 준비돼 있다고 한다. 박 팀장은 "G4렉스턴을 생산하면서 공법이 바뀐게 있다"며 "인라인이라던지, 용접 스펙트를 줄이기 위한 설비 등이 변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코란도 스포츠 공장(조립 3라인)으로 G4렉스턴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이전했다"며 "코란도 스포츠와 G4렉스턴을 함께 생산할 수 있도록 개조하고 구성했다"고 말했다.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조립3라인으로 이동했다. 공장 내에 붙어 있는 '무결점 Y400'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조립3팀 김춘식 팀장은 공장 안을 거닐며 "도장 공정을 거쳐 페인트 바디가 보인다"며 "트림1라인은 방음쪽, 2라인은 내장을 조립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작업시 문짝은 떼어내고 이뤄지는데 스크레치 등의 위험성 때문이고 작업이 끝나면 파이널로 가서 도어 작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엔진의 경우는 사양에 맞게 별도 공정이 있다고 김 팀장은 전했다. 샤시 라인에서 김 팀장을 통해 전해들은 설명은 프래암 타입인 G4렉스턴은 106여개 공정을 거쳐 차가 나온다고 한다. 프론트 액슬과 리어 액슬을 작업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토크감을 자동으로 맞춘다. 맞으면 화면에 관련 안내가 뜬다"며 "토크값 작업을 하는 것이고 측정하고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4개 공정을 지나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작업장이 별도로 있다. 인치에 맡게 조립하도록 이뤄지고 있다. 김 팀장은 "브레이크 테스트 등 테스트 라인은 2개다. 전 차종에 대해 다 테스트를 한다"며 "안전, 품질 사양을 점검한다. 이후 드라이브가 끝나면 출하하게 된다. 이와같은 프로세스로 구축 돼 있다"고 전했다. 작업장에는 빨간 조끼를 입은 이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검사를 행하는 직원들이다. 고객 요구사항과 사양 점검 등을 맡고 있다.

◆'SUV 전문' 넘어 더 큰 시장 내보다는 쌍용차

평택 공장은 5월 초부터 특근과 연장 근무를 하고 있다. 이달 또한 마찬가지로 공장 풀 가동 중이다. 특근의 경우는 8시간, 잔업은 3시간 동안 이뤄진다고 한다. 기본 8시간에 잔업 3시간으로 이뤄진다고 김 팀장은 전했다.

조립 3라인을 돌아본 뒤 평택공장 직원인 직장 두 사람(조준구·신희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현장 직급은 6단계로 나눠져 있는데 직책이 '직장'과 '공장'으로 나눠져 있다고 한다. 이들은 특근이 많은 것에 대해 그리 불만이 없었다. 임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복직을 못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저녁이 있는 삶'이 사치로 여겨진다고 했다. 생산량에 따라 복직 조건이 달라지고 생산 캐파가 늘어나야 밖에 있는 이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조립3라인에는 4월 19일에 15명이 복직했다고 한다.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조립 라인<사진제공=쌍용자동차>

G4렉스턴은 설계 이전에 현장직 의견이 반영됐다고 한다. 작업성과 품질이 포함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생산기술은 자동차에서 '꽃'과 같다. 생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생산기술 멤버들은 어느 회사이던지 라인 설치에 투입된다. 라인 설치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 엔지니어 멤버는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쌍용차 사태 이후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티볼리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이뤘다면 G4렉스턴 출시는 저희에게 큰 자부심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SUV 전문업체, 작지만 강한 자동차 제조사인 쌍용차가 자존심 상한게 있었다. G4렉스턴으로 현장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 있다. 전체적 풀 라인업이 갖춰졌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발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며 차 창 밖을 통해 보이는 평택공장 직원들의 모습에서 희망의 눈빛이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SUV 전문'을 넘어 2020년 이전에 순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쌍용차의 발걸음에서 더 크게 발돋음 하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