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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보문제가 경제를 흔들기 시작한다

최근의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은 한국경제를 흔들기 시작했다. 북한과 미국이 선전포고에 가가운 고강도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자 한국의 주가는 떨어지고 한국 돈의 가치 또한 덩달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이 사드보복으로 한국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주고 있는 것과 더불어 안보문제가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제이론상 경제안정과 발전의 전제조건이 바로 정치와 사회안정이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 사정을 보면 정치체제는 여소야대체제로서 안정의 기본조건이 결여되어 있고 최근 북한과 미국의 고위 정치지도자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한국의 유사 이래 가장 험악하기 짝이 없다.

도날드 트럼프대통령이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와 힘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계 최강의 미국이 지닌 군사력은 그야말로 가공할 수준이다. 미국이 지닌 핵무기의 파괴력은 예측을 불허한다. 이런 나라가 세계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무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전쟁을 하더라도 미국이 아니라 저쪽 한반도에서 수천 명이 죽지 이쪽 미국은 아니라고 한 것이다. 미국 국민들의 우려를 덜기 위한 얘기라 하더라도 우리로서는 과히 감내하기 어려운 얘기이다.

이런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북한 측 대응은 더욱 구체적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어제 ‘화성-12’ 4발을 동시에 발사하여 괌주변 30~40km수역에 떨어뜨리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김정은 총사령관의 발사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런 식의 미국과 북한의 말싸움이 단순한 말시위로 끝날지 아니면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런 공격적 발언들이 외신을 타고 세계전역에 보도되면 한반도는 세계 시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겠는가? 그야말로 최고의 위험지역이며 전쟁직전의 나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런 나라에 어느 외국인이나 외국기업들이 투자 하겠는가? 이미 투자된 외국자본도 어떻게든 빨리 철수 하려 할 것이다. 지구촌이 하나의 경제체제처럼 개방되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경제는 경기침체에서 회복은커녕 쇠망의 질곡으로 곤두발질 할 수 있다.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지금의 안보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경제 특히 국제경제는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안다면 이는 상당히 위험한 징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번의 실수가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주는 것이 바로 정치안보의 경제에 대한 영향이다. 안보문제가 경제를 흔들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이 점을 각별히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