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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급증하는 나랏빚, 불어나는 가계 빚 어떻게 갚을 것인가?

나라는 나라대로 가계는 가계대로 빚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보통이 아니다. 지난 16년 동안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연평균 11.6%에 이르고 있다. 이는 재정파탄으로 국가경제에 위기를 몰고 왔던 그리스 채무증가율 4.9%보다도 훨씬 큰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금년에는 작년 말 채무 627조원보다 훨씬 많은 7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갖가지 복지서비스 확대로 나라 씀씀이가 많아지다 보니 세금이 지난해보다 많이 걷힌다 해도 적자가 늘어날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건강보험확대, 최저임금지원, 아동수당지급, 기초연금인상 등은 하나하나가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들이다. 복지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이야 서비스가 증가되면 증가될수록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소요되는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적지 않은 문제이다. 공무원을 17만 명 증원하겠다는 방안도 서비스의 양과 질을 개선하다는 목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청년 실업자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재원 또한 당초계획에는 5년간 8조원을 잡고 있었지만 국회에산정책처 추정으로는 28조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 갈 것이라고 한다. 나랏빚의 규모와 증가속도를 볼 때 포퓰리즘에 몰두하여 형성된 과도한 국가채무 때문에 회복하기 어려운 실정에 빠지고 만 나라들의 선례를 한번 쯤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한국은행 2분기 가계신용통계발표에 의하면 가계 빚이 드디어 이달 말 1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중 가계대출동향”에 따르면 7월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9조 5천억 원 증가했다. 이 달 11일까지 늘어난 가계대출도 2조 1700억원에 이른다. 여기다 신용카드사용액 등까지 감안하면 가계 빚은 이미 1400조원을 넘어 선 것으로 추산할 수도 있다.

가계 빚이 이렇게 사상최대로 늘어나게 되자 정부는 다음 달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어놓겠다고 한다. 이번 대책에는 가계대출의 상환능력심사를 한층 더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까지는 주택보증대출시 다주택자의 원리금 상환부담능력이 적게 평가되어 왔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단편적 대책만으로는 안 된다. 이번 종합대책에는 보다 입체적이고 다양한 근본적 방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의 가계 빚은 이미 잘못하면 국민경제를 뿌리 채 뒤흔들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개인이나 빚을 얻어 쓸 때는 좋다. 그러나 그것을 갚지 못하면 빚쟁이가 되고 주체성과 인격을 상실당하고 만다. 따라서 나라나 개인이 빚을 얻어 쓸 때는 어떻게 갚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돈을 빌리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