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대통령은 높은 지지율 속에서 초기 국정을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출발당시 80%대의 높은 지지율이 시간이 흐르면서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70%대를 거쳐 이제 60%대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12일부터 14일 조사한 결과 문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69%로 나타났으며 리얼미터에서 11일부터 13일 사이에 조사한 지지율은 66.%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지지율 하향추세가 지속된다면 당선 후 1년이 되는 시점이 되면 그에 대한 지지율이 어느 정도가 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정치의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국정수행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문대통령이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나름대로의 정책을 자신의 의도대로 전개한 것도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그동안 높았던 지지율의 요인과 최근하락 하기 시작한 지지율의 원인을 깊이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정수행초기 문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주로 그의 국정수행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패한 박근혜 전대통령이 권위주의적이고 오만과 불통, 그리고 닫힌 자세로 정치를 하여 촛불혁명의 대상이 된 것을 반면교사로 문대통령은 탈 권위와 소통, 그리고 열린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접근방법을 택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와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외쳐왔던 적폐청산이나 정부가 내세운 복지지향적 국정철학이 높은 지지율을 떠받치는 지지대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영향력은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하여 문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저하시키는 요인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가장 두드러진 지지율하락요인은 그의 인사스타일에서 찾을 수 있다. 대선공약에서 내세운 탕평인사는 찾을 길 없고 그 대신 코드인사에 함몰되었고, 그 결과 고위 공직후보자 중에서 무려 7명이 낙마하고 말았다. 그 결과 집권 4개월이 지났음에도 내각이 완성되지 못하고 있고 사법부에서는 헌재소장후보가 국회동의를 받지 못하고 대법원장후보까지 임명위기에 직면하여 있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는데 편가르기식 코드 인사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이 문대통령을 떠나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성급하게 발표한 탈 원전 정책과 고리원전 6,7호기 중단도 문대통령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경박성을 회상시켜주기에 충분하고,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수의 국민들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북핵의 위협에는 전술핵재배치 등 독일이 경험한 바 있는 ‘공포의 균형’만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하는 데 비하여 문대통령은 무력한 대화와 압박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이 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지면 어떤 결과를 빚게 되는지 우리는 근대정치사에서 생생한 체험을 한 바 있다. 문대통령은 배를 띄우는 것도 백성이요 배를 가라앉게 하는 것도 백성이라고 하는 고전의 교훈을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