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내년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이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이런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들 나라는 “안전보장이 없으면 평창올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했다. 왜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것일가? 한 마디로 최근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전운 때문에 그런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폭탄 같은 험악한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은 미국 트럼프대통령과 김정은 당서기의 사이가 극도로 나빠지면서 시작되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유엔연설을 통하여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고 하자 북한 이용호외무상은 유엔연설에서 “우리 지도부 참수나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이면 가차 없는 선제행동을 취하겠다”고 호전적인 말로 미국에 위협을 했다. 전쟁불사를 의미하는 이런 말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양국간에는 듣기가 심히 거북한 인신공격까지 난무하고 있다. 이 외무상이 유엔연설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을 두고 ‘고통사령관’, ‘거짓말 왕초’, ‘악대통령’이라고 하고 김정은이 ‘형편없는 늙은이’라고 비하하자 트럼프대통령은 김정은을 두고 ‘로켓맨’으로 조롱하였다. 이보다 더한 것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라고 한 것은 더욱 속을 뒤집는 욕설이다. 현대 국제관계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비속어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는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북한 이 외무상의 연설을 몇 시간 앞두고 미국은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랜서 전략폭격기와 F-15C전투기를 한반도에 날렸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처음으로 북한 동해 쪽 공역까지 날아 들어가는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이는 군사조치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참여 미국 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미묘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한국이 배제된 전쟁도 가능하다는 뜻이 담겨있을 수 있다.
세계의 전쟁사를 보면 나라간 전쟁이 치밀한 이해득실을 따져 발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통치자의 감정상의 문제 때문에 우발적으로 터지기도 한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성과 김정은의 성향이 건전한 상식을 벗어나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여 왔다. 이들의 말들이 단순히 국제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협상전략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문 대통령이 “한국의 관여 없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결정되는 것은 안 된다”고 했지만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전쟁이 발생해도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은 유사시 미군가족에 대한 한반도 탈출훈련도 시도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우리의 평화에 대한 희망이 헛된 꿈이 되지 않게 하려면 한미 간의 시각차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고, 아울러 코리아패싱이 일상화되는 무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강운동을 더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