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전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수석은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을 하면 통상 만찬을 가지고 양국의 공동회담을 발표하는 의식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지난 정상회담에서는 그런 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문대통령이 중국정부로부터 홀대를 받은 것에 대하여 우리 국민들은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국민들의 자존심이 망가지고 국격이 손상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중팀이 귀국한 뒤 청와대의 한 보좌관이 사드보복이 해제되고, 이렇게 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 데로 반분은 풀리는 가했더니 실제는 이와 달랐다. 베이징여행사 5곳이 19일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객을 모집하여 비자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어이없는 소식을 듣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청와대는 이날 “중국이 아직 단체비자를 푼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 방중성과는 과연 무엇인가? 스스로 ‘작은 국가’를 자칭하면서 대국인 ‘중국의 꿈’ 이 실현되기를 기원한 대가는 무엇이란 말인가? 상황이 이렇게 되니 조선시대 우리가 펼친 명나라에 대한 맹목적 사대외교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회상되지 않을 수 없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단편적인 생각으로 고집한 조선의 사대외교는 청나라의 무자비한 보복을 가져오고 말았다. 그리고 조선말 열강들 사이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생존전략을 구사하였던 외교 또한 열강의 밥이 되는 신세로 전락케 하고 말았다.
국가 간 외교는 고도의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실속도 못 차리고 상대방의 조롱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힘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진핑주석은 한국의 사드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배치가 강행되었기 때문에 시진핑주석의 자존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구겨져 버렸다. 그런데 문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한 마디 한다고 전략적 보복조치를 그리 쉽게 풀어 줄 것으로 기대 했다면 너무나 큰 오산이다. 아마추어 외교적 발상이다. 오늘날과 같이 국제관계가 매우 복잡한 시대에는 아마추어외교는 국가의 존립과 이익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정부의 외교 담당자들이 다시 한 번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