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의 장이 오래간만에 판문점에서 열리게 되었다. 평창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두텁게 닫혀 있던 대화의 창이 열리게 됨으로써 남북 간에 한껏 고조된 긴장이 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게 된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방법과 절차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내일부터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 번 남북 간 대화는 양쪽에 성의만 있으면 상당한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애매한 태도를 보이던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남북간 대화를 100% 지지 한다고 밝혔고, 나아가 김정은과의 통화방안에 대하여서도 "전혀 문제없다"고 하여 직접 대화 가능성까지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하자는 문대통령의 제의에 대하여 흔쾌히 긍정적 답을 주었던 트럼프대통령의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남북대화를 유연하게 진행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대화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올림픽 기간 중 평화무두가 지속되어야 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이나 핵개발과 같은 징후가 없어야 한다. 이 점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각별히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지금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의 일각에서는 남북회담이 북한의 핵무기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생산적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견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도록 북한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남북대화가 성공적 과실을 얻자면 호혜적 사고와 탄력적 접근이 요망된다. 자기측 주장만 내세우고 양보가 없으면 회담의 결실을 구하기 어렵다. 이번에 서로가 마음을 열고 대화에 임한다면 남북단일팀 구성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런 결과까지 가져온다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개성공단문제, 경제협력으로의 진전 등 막혀 있던 남북교류가 시원하게 뚫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내일부터 시작되는 남북대화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끝나야 한다. 점차 멀어져 가는 남북 간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평화통일의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북대표들은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