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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기아차 미 '세타 2 엔진 결함' 조사 결과, 큰 일 터지나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서 세타 2(Theta II) 엔진과 관련 돼 큰 일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함 리콜(비충돌 엔진 발화·시동 꺼짐 현상)에 대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적정성 조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그룹은 막대한 리콜 비용 및 벌금과 함께 미국 수사당국으로부터 사기 등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리콜 비용은 최대 8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늦으면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HTSA는 이미 원인 분석 및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HTSA의 조사는 작년 5월 18일부터 시작됐다. 현대·기아차와 벌금 액수 등 후속 조치에 대한 합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NHTSA는 2011-2014년식 세타 2 엔진을 장착한 현대차(쏘나타, 싼타페, 투싼)와 기아차(옵티마, 쏘렌토, 스포티지) 6개 차종을 조사했다. 그간 두차례에 걸친 리콜 조치의 적정성 여부, 그리고 추가 결함 은폐에 관해 조사했다. 1년 반 동안 조사해왔다.

그룹은 당시 리콜 원인에 대해 공정상 오류 때문이라고 했다. 세타 2 엔진은 미국 앨리바마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룹은 "금속 이물질이 윤활유를 타고 커넥팅로드 베어링 부분에 유입 돼 결함이 발생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 내부 고발자와 미국 소비자단체는 "세타 2 엔진의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NHTSA에 진상조사와 리콜을 요구했다.

현대·기아차의 주력 엔진이 MPI에서 GDI로 바뀌면서 폭발력이 기존 대비 66%(163마력→271마력) 강해졌는데, 이를 엔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고 이것이 주행 중 시동 꺼짐, 엔진 파손, 비충돌 엔진 발화의 원인이 됐다고 봤다.

미국의 비영리 자동차 안전단체인 CAS는 지난 6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기아차 쏘렌토(2011-2014년식), 옵티마, 쏘울(2010-2015년식)와 현대차 쏘나타, 싼타페 등 5개 모델에서 지난 2010년부터 220건 이상의 화재와 200건 이상의 연기, 탄 냄새 등이 신고됐다며 NHTSA에 진상조사 및 리콜을 청원했다.

NHTSA의 조사가 엔진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 리콜 대상 차량은 최대 290만대가 된다. 현재 1·2차 리콜이 실시된 현대·기아차 차량은 총 165만160대다. NHTSA의 결론이 "엔진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가 될 경우, 290만대 중 281만7000대에 대한 엔진 교체가 추가로 진행되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약 8조451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엔진 설계 결함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라는 결론이 나게 된다면, 큰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의 법인에 최고 수준의 벌금이 부과된다면, 그룹은 총 2366억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뒤따른다.

미국 검찰은 NHTSA와 별개로 리콜 사유 축소·은폐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미국 법무부와 벌금을 합의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법무부의 벌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성격이 있어 법정 상한선이 없다.

여기에 더해 미국 시장에서의 신뢰도 추락이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엔진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면, 결함을 속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미충돌 발화 사고로 미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기 까지 했다.

이 일에 대해 미국 의회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지난 14일, 이 일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여파로 기일이 연기됐다.

NHTSA가 소비자단체 등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의도적으로 숨기고 속여 온 기업이 된다. 기업 신뢰도는 한번 떨어지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현대차 주식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1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 신흥국 성장세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의 어려운 상황이 내년에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미국에서의 세타 2 엔진 결함에 대한 일은 무척 큰 일이 되고 있다. 결함을 속인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된다면, 현대·기아차의 내년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