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발언에 변화에 감지됐다.
▲ 최저임금 인상 긍정적 측면 강조→부작용 대응할 것=1년 전에 최저임금 인상이 궁극적으로는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사업자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확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회견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견문에 등장한 '최저임금'이라는 단어는 이 부분에서 한 차례 나온 게 전부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과거 발언과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진다.
▲ 1년 전, “최저임금 인상은 가계소득 높여 소득주도 성장 기반이 될 것”=1년 전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에 관한 질문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염려들이 있는데 일시적으로 일부 한계기업이 고용을 줄일 가능성은 있지만, 정착되면 오히려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이 국내의 전례나 외국의 연구결과의 대체적 경향"이라고 답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하고 소득 격차가 확대했다는 통계가 나온 뒤인 작년 5월 31일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 효과를 충분히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 효과가 90%"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에 맞서기도 했다.
▲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드러나자 발언 수위 달라져=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되자 정부 내에서도 속도 조절 또는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는 흐름에 맞춰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에는 무엇보다 고용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여름 취업자 증가폭이 1만명을 밑도는 등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9년 만에 가장 적은 9만7천명 증가에 그쳤다.
▲ 고용침체 문제 원인으로 구조적 변화를 지목...’궤도 수정보다 보완‘=문 대통령은 고용 침체의 배경으로 최저임금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도 거론했다.
그는 "자동화와 무인화, 온라인 소비 등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고용 침체의 배경으로 꼽히는 다른 요인들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면적 정책 궤도 수정보다는 충분한 보완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준다"며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 국가'를 이루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