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도 채용 비리가 있었다. 놀랍다기 보다는 "이쪽도 역시 이렇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책은행인 IBK금융그룹의 계열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에서도 은행권에서 일어난 일이 동일하게 벌어졌다. "역시나 예외가 없구나"란 생각과 더불어, "또 어느 업계에서 들리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IBK투자증권도 은행권과 동일하게 청탁받은 지원자를 별도로 관리했다. 전·현직 상급자나 중요 거래처로부터 채용 청탁이 들어오면, 청탁받은 지원자들을 별도 관리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인사팀이 외부 청탁자와 신한은행 임원과 부서장 자녀들의 명단을 별도로 관리했는데, 비슷하다.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 명단 관리를 한 것이다.
전형 단계에서 청탁받은 지원자들이 원하지 않게(?) 불합격권에 있게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면, 평가 등급을 올려 합격권에 집어 넣었다. 반대로, 합격권에 있던 어떤 이는 이런 행위로 인해 떨어지는 일을 겪게 됐을 것이다. 대졸 신입 직원 공개채용(2016-2017년) 과정에서 외부에서 청탁받은 지원자는 6명이었다. 이들의 전형별 평가 등급을 올렸다.
이 중 3명을 최종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로 당시 채용 실무를 총괄한 IBK투자증권 시너지추진위원 박모(50)씨가 구속 기소되고 전 부사장 김모(61)씨와 당시 인사팀장 2명 등 3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IBK투자증권 역시 여성 차별이 없을리 없었다. 영업직에 남성 신입 직원이 선호된다는 이유로 여성을 차별 채용했다. 지난 2016년 IBK투자증권 공채 최초 지원자 성비는 남성 135명(61.6%), 여성 84명(38.4%)이었다. 최종 합격자 13명 가운데 여성은 2명(15.4%)에 불과했다. 지난 2017년에는 최초 지원자 성비가 남성 135명(55.1%), 여성 110명(44.9%)이었다. 그러나, 최종 합격자 9명 중 여성은 단 1명(11.1%)뿐이었다.
면접 전형에서 합격권에 있거나 남성과 동점인 여성 지원자의 평가 등급을 깎아버렸다. 불합격권에 있던 남성의 평가 등급은 합격권으로 조작됐다. 괜히 합격자가 1명 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 게 아니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듣게 되는 여성들은 얼마나 큰 분노의 마음이 들게 될지 상상하게 된다. 박씨와 2016년도 인사팀장 김모씨(45)씨, 2017년도 인사팀장 신모(47)씨는 여성 지원자의 면접 평가 등급을 깎아 부당하게 불합격시킨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남녀고용평등법 양벌규정에 따라 IBK투자증권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은행권에서와 같이 이 일은 최고 보고 윗선인 CEO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위법행위 과정에서 CEO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최종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됐었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주요 고객의 친인척을 특혜채용한 혐의로 기소, 1심에서 결국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전 행장의 실형 선고에 1심 재판 중인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해당 판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채용 비리 혐의로 기소 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소 전 물러났던 이 전 행장과는 달리, 두 사람은 현직에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법정구속이 돼 버리게 된다면 경영에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의 경우도 CEO 지시 여부 부분에 대해 언급되지 않을 수는 없어 보인다. 김영규 대표이사가 선임된건 지난 2017년 12월이었다. IBK투자증권의 채용 비리와 관련해 '2016-2017년'이라는 기간이 언급되고 있는데, 기간 상 혹 그가 아니라면 이전 대표이사가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IBK기업은행이 자본금 3000억원을 100% 출자해 지난 2008년 7월 설립한 금융투자 회사로 IBK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한 곳이다.
이 일은 채용을 개인의 사적 이익이나 회사 실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행위이다. IBK투자증권은 은행권에 이어 채용 비리와 관련해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준비를 하면 될 것 같다. 채용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인데, 범죄 행위인 불법 채용으로 삶을 어그러뜨린 심각한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