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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복되고 있는 집배원들의 과로사

"올 해만도 벌써 9명의 집배원이 숨졌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의 파업이 가결됐다. 92.9%의 찬성이었다. 전 조합원 2만8802명 중, 2만7184명이 참가했다. 압도적인 찬성표이며 많이 말이 필요 없는 수치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려달라"라는 조합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얘기는 과거부터 우정사업본부 관련 내용에서 많이 들어온 내용이고 '노조'의 특성은 이런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언급하는 점이 있어, 있는 그대로 다 듣지도 않는다. 그러나, 죽음보다 심각한 일은 없는 것이다. 올 해에만 9명이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노조는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시간끌기를 했고 이에, 최근 30대 집배원이 과로사로 돌연사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집배원 인력증원 및 주5일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5일제와 관련해 우정사업본부는 토요일 배달이 최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할 때에 보편화된 택배 서비스이며 이 서비스가 중단되면, 생활에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을 갖고 있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예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 해 편성된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하고 있는 각종 수당을 인상할 수가 없고 관계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자체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예산은 정부 예산에 포함 돼, 국회 통과 시에 최종 확정된다. 한해에 편성된 예산이 있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예산권이 한정 돼 있다는 입장이고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노조의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오는 26일까지 쟁의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달 9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우정사업 사상 첫 파업이 진행되게 된다.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기획 추진단'은 작년 10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해 정규직 집배원 2000명 증원 등 개선 대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획추진단은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이 2745시간(2017년)이라고 했다. 이는 임금 노동자 평균(2016년 2052시간)보다 693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6년 1763시간)보다 982시간 길다. 엄청난 시간 차이다.

그러나, 올 해 1000명 증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증원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당했다. 집배원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움직임이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정사업본부는 노조의 주장대로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하는 이들의 많은 수가 죽었다. 현실적으로 이처럼 드러난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우정사업본부는 노조와의 합의안 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합의가 어렵다고 또 시간을 끈다면, 또 다른 집배원에게 동일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