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셋값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를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세난 회피 수요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이나 김포·파주 등 경기도의 중저가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외곽·경기도 아파트 매매량 증가
17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3천457건으로 9월 거래량 3천770건에 육박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0월 거래량은 9월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작년 12·16대책과 올해 초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올해 5월까지 3천∼6천500건 사이에 움직이며 주춤하다가 6월 1만1천106건, 7월 1만6천2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정부가 6·17대책과 7·13대책으로 수요를 묶고, 8·4공급 대책으로 공급 신호를 보내면서 8월 4천988건으로 전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9월에는 3천770건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아직 10월 거래가 다 신고되지 않은 상태지만, 벌써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전월을 넘어섰다.
종로구가 9월 34건에서 10월 67건으로 97.1%(33건) 증가해 거래량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서울 외곽에 몰려있다.
종로에 이어 강북구의 아파트 거래가 9월 78건에서 10월 106건으로 35.9%(38건) 증가했고, 도봉구는 같은 기간 140건에서 178건으로 27.1%(38건), 중랑구는 103건에서 124건으로 20.4%(21건) 각각 거래량이 늘었다.
이어 영등포구 10.5%(152건→168건), 중구 7.8%(51건→55건), 은평구 4.0%(149건→155건) 등도 이미 전월 거래를 넘어섰다.
노원구의 경우 증가율은 5.4%(312건→329건)에 그쳤지만, 거래 건수로 보면 서울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노원구 아파트 거래는 서울 전체 거래의 10분의 1에 육박한다.
경기도는 이미 10월 아파트 거래 건수가 9월을 넘어섰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1천231건으로 9월(1천6건)보다 22.4% 증가했다. 신고기한이 지나면 10월 거래 건수는 더 증가한다.
지역별로 보면 김포시의 아파트 매매 건수가 지난달 2천332건으로 9월(1천468건)보다 58.9% 늘면서 거래가 폭발했다.
김포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9월에 이어 10월도 경기도에서 가장 많았다. 김포는 6·17대책에서 파주 등과 함께 비규제지역으로 남으며 최근 전세 회피 수요와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지역으로 꼽힌다.
이어 안산시의 거래량이 24.4%(9월 386건→10월 480건) 증가했고, 부천시 23.3%(516건→636건), 수원시 22.4%(1천6건→1천231건), 평택시 21.0%(632건→765건), 여주시 20.5%(78건→94건), 의정부시 16.4%(593건→690건) 등으로 나타났다.
고양시는 9월 1천123건에서 10월 1천299건으로 15.7%, 파주시는 886건에서 1천14건으로 14.4% 각각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다.
지난달 도내에서 거래 건수가 1천건이 넘는 곳은 김포·고양·파주시와 함께 용인시(1천322건), 수원시(1천231건), 화성시(1천66건) 등 총 6곳이었다.
6곳 모두 서울과 인접해 있고 교통이 편리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곳으로, 서울의 대체 주거지로 꼽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전세 품귀가 심화하며 서울 전셋값이 뛰자 전세난 회피 수요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나 수도권 아파트 매매로 돌아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셋값 상승이 중저가 아파트값마저 밀어 올리며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이 상향 평준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