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이달 최대 26%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장기 호황기였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달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보다 26.67% 오른 3.8달러로 집계됐다.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월 5% 상승한 이후 보합세를 보였는데, 2분기 장기계약 시점이 시작된 4월에 그간 높은 수요가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노트북 생산량을 고려할 때 PC용 D램 가격이 8%가량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에는 3∼8%가량 오르며 D램 공급사들의 이익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구매하는 서버용 D램 역시 이달 제품별로 가격이 15∼18% 규모로 상승했다.
기업들의 정보통신 분야 투자 확대와 클라우드 이주(마이그레이션) 움직임으로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기관들은 시장 전망률을 상향 조정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 전문기관들은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분기 전망 '맑음'
업계에서는 IT 기기 판매량 확대와 클라우드용 데이터 서버 증설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올해부터 '반도체 장기 호황'이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분기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삼성전자 한진만 부사장은 지난 29일 컨퍼런스콜에서 "D램을 중심으로 응용처 전반의 수요 강세 예상되는 만큼 2분기에는 영업이익 상당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역시 주요 고객사의 5G 확대와 모바일 고용량화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은 28일 실적 공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부품 부족을 우려한 고객사의 재고 확보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연중 D램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호황 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글로벌 반도체 품귀로 스마트폰 등 완성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메모리 반도체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