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우리는 75bp(0.75%포인트, 1bp=0.01%포인트)를 영원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오는 6월과 7월 추가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견해에 동조하면서도 "하반기에도 물가상승률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속도를 더 올려야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메스터 총재는 "앞으로 두 차례 회의에서 50(bp)이 완벽하게 타당할 것"이라면서 "실업률이 약간 올라가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거나 성장이 둔화하는 또 한 번의 분기를 맞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이는 당연히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4거래일 만에 급반등하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메스터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거나 마이너스 구간으로 전환했다.
연준의 다른 고위 인사들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강도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러한 통화긴축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을 부인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미네소타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이 "금리를 올려야 할 때"라면서 "선제적으로 시작해서 완료하고 그 후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판단한 뒤 (금리인상을) 더 할 필요가 있다면 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준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독일 엘트빌레에서 독일 중앙은행 주최로 열린 한 경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준이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경로를 통해 상당히 빠르게 통화완화적 정책을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윌리엄스 총재는 "이러한 조치는 우리에게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의 금리인상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준다"면서 "실업률이 다소 올라가겠지만 아주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리치먼드 연은의 토머스 바킨 총재도 메릴랜드주의 한 행사에서 1980년대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극단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와 같은 일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킨 총재는 "우리는 여전히 경제를 옥죄는 금리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면 그때 물가상승률을 보고 경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 역시 "볼커 때와 같은 충격과 공포는 아닐 것"이라며 연준발(發) 침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