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가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1유로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로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거의 12% 하락한 가운데 이날 0.9998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유로가 달러 대비 패리티(Parity:1유로가 1달러가 되는 것) 아래로 떨어지는 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인한 유럽 경제 침체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 유로 가치 급락, 무엇이 문제인가?
유로가 달러 대비 1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사실 초유의 일이다.
유로는 유럽이 1999년 1월 1일 단일시장 구축을 목표로 도입했으며 2002년 1월부터 지폐와 동전이 실생활에서도 본격적으로 유통됐다.
유로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9년~2002년 사이와 2000년 10월에 0.82달러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20년 역사를 가진 유로는 세계 통화 보유고에서 두번째로 많은 통화로 유로화(유로/달러)는 일일 회전율이 하루 6조 6천억 달러로 회전율이 가장 높은 통화 중 하나다.
▲ 달러 대비 세계 모든 통화 약세
올해 들어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도 모두 하락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으로 달러의 가치가 올랐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달러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은 7월 21일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했으며 연준은 6월에 금리를 75bp 올렸다.
유럽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로 지역을 경기 침체 위험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두려움도 유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글로벌 은행들은 이르면 3분기부터 유로존의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유로 더 떨어질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최대 투자은행(IB) 노무라 증권은 유로가 단기적으로 0.95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제 전망이 개선될 때까지 유로화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ECB(유럽중앙은행)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연준은 금리를 더 올려 투자 수요가 달러로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유럽이 경제력이 차이는 유로존 회원국 간 금리차가 벌어지는 파편화 위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유로화에 한 가지 유리한 요소는 현재 통화 시장에서 이미 통화 공매가도가 인기를 얻으며 거래되고 있고 약세 포지셔닝이 기록적인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유로화의 급락을 막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유로화 하락, ECB의 판단은?
통화 하락과 이미 기록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상승이 ECB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넘어섰다.
20년만에 유로화가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더 가파른 금리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이미 경기 침체 가능성에 직면한 유럽 경제에 더 큰 침체를 가중시킬 수 있다.
ECB가 자주 인용하는 연구에 따르면 환율이 1% 하락하면 인플레이션이 1년 동안 0.1%, 3년 동안 최대 0.25% 오른다.
▲ ECB, 유로 가치 하락에 개입할까?
ECB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계산의 일부로 통화가 중요하더라도 환율 목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유로화 약세를 무시했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 대비 12% 하락했다. 그러나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로는 유로는 3.6% 떨어진 셈이다.
유로 환율을 올리기 위해 ECB는 9월에 50bp의 금리 인상을 포함해 공격적인 긴축 신호를 보내고 10월과 12월에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유럽의 악화되는 성장 전망을 고려할 때 매파적 입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