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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중·공중·지상서 핵 실전력 과시

북한이 24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격 공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핵 탑재 플랫폼 다변화 시도에 따라 개발된 수중 핵 공격 무기로 평가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핵탄두 탑재 가능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고 공중에서 핵탄두를 터트려 살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수중에서 은밀한 기습 공격이 가능한 '수중핵드론' 개발까지 전방위로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후 타격하는 한국형 3축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나름의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들 무기에 탑재되는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적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개발 수준으로 미뤄 충분히 핵탄두 소형화를 이뤘을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전날 수중폭발시험을 감행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은 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로 59시간12분간 잠항했다.

모의 핵탄두(시험용전투부)를 탑재한 이 수중핵드론은 '적의 항구'를 가상한 함경남도 홍원만 수역(신포 앞 일대 해상)의 목표지점에 도달해 수중폭발했다. 수중핵드론 수주 폭발시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시험 결과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모든 전술기술적 제원과 항행기술적 지표들이 정확하게 평가되고 믿음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였으며 치명적인 타격능력을 완벽하게 확증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수중핵드론이 "은밀하게 작전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평택, 동해, 진해 등 남한의 해군 작전기지와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핵 추진 항공모함 등 미국 해군 증원전력이 직접 타격 목표임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59시간 12분 잠항 시간을 밝힌 것은 동해 전역에 대한 공격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순항미사일처럼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대표적인 표적은 해안지역 시설과 함께 항모를 꼽을 수 있다"며 "이번 연합연습에 연계한 항모의 한반도 전개에 항의하는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인수중공격정을 '수중핵전략공격무기체계'로 규정했다. 지난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이 수중핵전략무기체계가 비공개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8차 대회에서 비밀병기 '해일'로 명명됐으며, 당 대회 이후 지난 2년간 50여차의 각이한 최종단계의 시험을 거쳤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핵무인수중공격정 모형도 2개가 나온다. 더 확대하면 어뢰 모양의 발사체 2종이 보이는데 일단 2종을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 국장은 "북한이 밝힌 잠항 시간에 비춰 상당한 크기의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므로 기존 어뢰보다는 크기가 커 북한의 기존 잠수함에 실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에 개발한 수중핵드론은 앞서 러시아가 공개한 '포세이돈'과 유사하다. 러시아에 이어 2번째로 개발한 셈이다.

포세이돈은 수중 드론 또는 핵 추진 어뢰로 불리는 무기체계로, 핵탄두와 재래식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항모를 가공할 위력으로 타격할 수 있고, 핵탄두를 실어 쏘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핵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 해저를 잠행해 해안을 타격하면 항구와 그 일대 지역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무차별 인명 살상과 환경파괴, 주변국 영향 등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무기체계다.

신종우 국장은 "해일은 러시아 포세이돈과 어뢰의 중간 개념의 무기체계로 보이며 크기는 훨씬 작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북한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시험" [연합뉴스 제공]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현역연구위원은 "김정은 옆에 있는 옅은 회색 물체가 핵무인수중공격정이 맞는다면 크기에 비춰 수소탄 탄두나 증폭핵분열탄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북한은 해일의 위력에 대해 '방사능해일을 일으켜'라고 표현, 수십kt 이상 위력의 핵무기 탑재용으로 해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십kt 위력의 핵무기가 해안 수중에서 폭발한다면 가공할 위력으로 살상·파괴 효과를 내고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2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을 600m '초저고도'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시험을 했다. 탄두부에는 모의 핵탄두(시험용전투부)가 탑재됐다.

지난 19일 전술탄도미사일(KN-23·이스칸데르)을 800m 상공에서 폭발시험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도를 200m나 낮췄다. 미국은 1945년 8월 16kt 규모의 원자폭탄을 일본 히로시마 상공 570m에서 폭발시켰고, 14만명이 사망했다.

지상에서 가까운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트리면 살상반경이 수㎞에 달하는 등 살상력이 극대화된다.

북한은 함흥시 흥남구역 작도동에서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은 '화살-1'형 2기와 '화살-2'형 2기라고 밝혔다. 동해에 설정된 1천500㎞와 1천800㎞ 거리를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각각 7천557~7천567s(초)와 9천118~9천129s(초)간 비행해 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화살-1형'과 '화살-2'형에 탑재한 전술핵탄두와 표적에 맞춰 파괴·살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폭발 고도가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은 최근 지하 발사 시설 사일로(silo)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 탑재 무기·플랫폼을 다변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규 현역연구위원은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북한 선박 어디에든 '해일'을 실을 수 있다"며 "해일이 실전 배치된다면 킬체인 전력이 탐지하는 표적이 다수 북한 선박으로까지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