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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셰어하우스, 주거 만족도 높일까?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청년 가구의 17.3%, 청년 단독 가구의 61.1%가 원룸을 주거공간으로 선택하고 있다.

청년 단독 가구의 원룸 생활 비율은 여전히 높지만, 셰어 하우스와 같은 선택지의 증가로 지난 2017년 71.9%와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이다.

이에 셰어 하우스의 주거 만족도와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셰어 하우스, 주거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의 대다수는 원룸에서 생활한다.

1인 가구의 원룸 거주 비중은 낮아졌지만 1인 가구 자체가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원룸 생활 가구 수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청년층의 주거 만족도 비율은 소폭이지만 올라갔다. 

이러한 현상에 일부 전문가들은 셰어 하우스 등의 새로운 선택지로 인해 기존 원룸과 다른 생활 방식이 만족도를 상승시켰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원룸 외의 주거지로 고시원·옥탑방·반지하·오피스텔 등 기준 미달 주택에서 사는 청년도 역시 증가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주거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보는 것이다.

주방이나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셰어 하우스는 단독주택이나 기숙사로 등록된 경우도 많지만, 최근에는 다시 주거 공간 선택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코로나 19 시절에는 공용오피스나 셰어 하우스 등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의 사업이 크게 위축되었지만, 최근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공유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셰어 하우스는 현재 다세대·다가구, 연립주택을 포함한 빌라가 50%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 셰어하우스 1인실 점유율 비교 [셰어킴 제공]
서울시 셰어하우스 1인실 점유율 비교 [셰어킴 제공]

주거 전문가는 개인 공간을 일부 공유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셰어 하우스의 주거 비용이 청년의 주거 부담을 완화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주거학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거주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거주 비용이 높은 지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규모 집중형 셰어 하우스가 사회적 관계 형성과 정서적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인 저렴함도 크지만, 타인과의 교류에 부담감이 적은 수요자에게는 고독감 저하 등의 측면에서의 장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외국의 셰어 하우스 사례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서 여러 셰어 하우스 사례를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공유 주택으로 SRO(Single Room Occupancy) 시스템이 존재한다.

SRO는 저소득 1인 가구의 생활 보조를 목적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노후된 호텔 등을 개조하거나 신축해 만들어진다.

처음부터 공유 거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물이 아니기에 공용 화장실과 욕실로 가기 위해서 복도를 지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가격이 저렴해 저임금 노동자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SRO에 참여하려는 건물소유주에게는 정부가 임대지원보조금을 통해 리모델링이나 신축비용, 관리비용 등을 지원하는 제도가 존재한다.

미국의 공유주택 'SRO' 구조도 [국토연구원 제공]
미국의 공유주택 'SRO' 구조도 [국토연구원 제공]

또 유럽 중에서 특히 주거 비용이 비싼 영국의 경우 공유 주택 중에서도 HMO(Houses in Multiple Occupation)라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HMO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주방공유 침대형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1인 1실의 최소 10㎡(제곱미터)의 개인 방과 함께 공용 주방 및 거실이 존재한다.

이외에도 조리 가능 침대형 HMO의 경우, 욕실과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주방과 식당 등은 개별공간이 주어지는 형식이다.

서구권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0대부터 30대까지의 청년 인구가 공용 주택의 주된 사용층으로, 경제적 주거 안정성을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이 보편화되어 있다.

셰어 하우스의 구조는 국내와 외국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셰어 하우스의 이용 성별에서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국토교통부의 주거 선택 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여성의 셰어 하우스 선택률이 80%를 넘기며 큰 격차를 나타냈다.

한 셰어 하우스 업체는 “단독 거주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좋은 여성 전용 셰어 하우스의 수요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공동 생활의 한계는와 개선 방향은? 

셰어 하우스는 원룸보다 경제적이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셰어 하우스의  문제로는 먼저 공동체 생활로 인한 자유의 제약과 하우스 메이트 간의 갈등이 있다.

특히 공유 플랫폼을 선택한 만큼 자유의 제한은 감안하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함께 생활하는 사람 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도 중요하지만, 입주 시 역할 분배와 사용 시간대 등 명확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셰어 하우스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셰어 하우스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또 셰어 하우스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다른 세입자에게 다시 방을 빌려주는 전대 사업도 적지 않아 계약 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가받지 않은 전대로 계약하고 입주했다가 원주인이 퇴거를 요청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에 반드시 계약 당사자가 집주인이 맞는지, 아니라면 전대 허가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청년층의 주거 유형이 원룸에 치중된 상황에서, 셰어 하우스가 청년에게 대안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셰어 하우스의 공급이 먼저 확충돼야 한다. 

이에 최근에는 미국의 SRO처럼 도시 외곽의 노후시설을 활용하여 셰어 하우스로 탈바꿈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연구원 관계자는 “공동체주택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크게 융자 프로그램 확대나 공공토지 임대, 토지 임대료 인하, 주택도시기금 활용 지원 정책 등이 논의된 바 있다”라고 말했다.